28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 경신현물 ETF, 반감기, 금리인하 효과로 15만달러 상승 가능성"단기투자자 비율 급증 등 '거품론'…4만2천달러까지 조정받을 수도"
  • ▲ 비트코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비트코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28개월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급락했던 비트코인이 6일(현지시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격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11시 45분(서부시간 오전 8시 45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07% 오른 6만6661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6만9300달러대(코인메트릭스 기준 6만9210달러)보다는 4%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전날 저점보다는 크게 오른 가격이다.

    비트코인은 전날 사상 처음 6만9000달러 선에 오르면서 2021년 11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그러나 신고점 달성에도 기다렸다는 듯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5시간 만에 6만 달러선 아래까지 추락했다. 고점 대비 약 14% 폭락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 경신 후 '뉴스에 팔아라(Sell-the-News)'라는 순간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6만 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던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회복세를 보이면서 6만6000달러 선까지 올라왔다.

    시장에서는 일단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1월부터 거래를 시작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고, 공급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등장 이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먼트 등을 통해 순유입된 금액은 73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월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하는 것도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반감기 이후에는 비트코인 하루 채굴량이 현재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은 과거 세 차례 있었던 반감기에 가격이 크게 올랐다.

    '포모(Fear Of Missing Out, 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 역시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금리 인하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월가의 대표 강세론자로 꼽히는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8만2000달러에 도달하고 올해 말까지 15만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새로운 현물 비트코인 ETF에 따른 수요 개선과 반감기에 의한 공급 축소, 우리가 예상하는 통화정책 완화가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트와이즈애셋매지니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매트 휴건은 올 연말 비트코인이 8만달러가 될 것이라는 애초 전망을 10만~2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로 수요가 훨씬 더 커질 것이지만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은 비트코인 가격의 새로운 시대에 있다"고 말했다.
  • ▲ 비트코인 펀드.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 비트코인 펀드.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이에 반해 거품론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오른 만큼 랠리가 지속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상승장 고점 신호로 여겨지는 '신규 투자자' 비율이 최근 급증한 점이 거품론을 뒷받침한다.

    3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하세가와 유야 비트뱅크 전략가는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이 지나치게 빠르고 크다는 점에서 다음 달까지 랠리가 지속할 가능성은 작다"며 "단기적으로는 더 오를 수 있지만, 경계심을 키우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하락 전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디 크립토퀀트 분석가는 4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지난주 신규 유입 투자자 비율이 10.6%까지 급증했다"며 "단기투자자 비율이 높아진 것은 앞으로 가격 변동이 크게 발생하는 중요한 국면에 있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정 시점과 하락 폭에 대한 시나리오는 다양하다. 최악의 경우 당장 이달부터 최대 5600만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비관까지 나왔다. 역사적으로 3월 자체가 가상자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유리한 달이 아닌 점도 이를 부추긴다.

    우선 월가의 대표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7300만원대까지 밀릴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신고가(9700만원) 대비 22% 빠진 수치다.

    그는 1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현재 조정장이 도래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며 "만약 비트코인 조정이 발생한다면 5만달러 중반(7345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사이클에서 기관 투자자 레버리지 비율은 낮지만, 개인 투자자 레버리지 비율은 지나치게 높다"며 "일부는 많은 돈을 벌겠지만, 대다수는 시장에서 씻겨 나갈 것(wiped out)"이라고 진단했다.

    그간 비트코인 거품 논란을 꾸준히 제기했던 JP모건은 하락폭을 40%까지 내다봤다. JP모건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감소하고 생산 비용이 증가하면 비트코인은 4만2000달러(5609만원)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며 "4월 이후 투자자 환희가 진정되고 가라앉으면 해당 가격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듀옹 코인베이스 연구 책임자는 "역사적으로 3월이 위험자산에 유리한 달은 아니었다"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자산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3월에는 세금 납부를 위해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