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조원 멤버십 혜택에 투자하는 쿠팡작년 영업이익률 1.9%로 수익성 우려 커져알리, 테무 등 中 이커머스 공세 속 생존 위한 불가피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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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이 와우 멤버십 월 요금을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리기로 결정한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최근 거세지고 있는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맞서 쿠팡이 생존을 위한 투자 여력을 충분하게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10년 간 누적적자 6조원 이상을 내며 소비자 혜택을 확대해 왔지만 수익성 개선은 늘 과제였다. 한 해에만 4조원 이상을 무료 배송과 상품 할인 등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멤버십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7890원으로 변경한다고 12일 밝혔다. 변경된 요금은 오는 13일부터 멤버십에 신규 가입하는 회원에 한해 적용된다. 기존 회원은 순차적으로 안내를 통해 오는 8월부터 적용되며, 이전까지는 변경 전 요금으로 멤버십 이용이 가능하다.

    와우멤버십 요금 인상은 지난 2021년 말 4990원으로 올린 이후 약 2년 4개월 만이다. 

    현재 1400만명에 달하는 와우멤버십 회원의 월 요금(4990원)을 모두 합친 금액은 8383억원 수준. 인상된 요금인 7890원을 적용하면 구독료 총합 추정치는 약 1조3255억원 규모다. 이는 4조원 이상에 달하는 멤버십 연간 투자 규모의 33%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쿠팡의 설명이다.

    실제로 수백만에 달하는 쿠팡 와우멤버십 회원들은 연간 100만원 정도의 할인혜택을 받고 있다. 무료 배송·배달·직구·OTT·반품 혜택을 모두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는 비회원과 비교해 연간 97만원 가량의 절약하고 있다는 게 쿠팡 측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 회비로 쿠팡이 돈을 번다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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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수익성 낮은 쿠팡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가 국내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맞서 쿠팡이 향후 3년간 3조원 이상 투자해 전국 무료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쿠팡의 절박함이 표출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와우 멤버십 인상도 비슷한 이유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9%로 신세계·이마트(10%), 현대백화점(7.2%), 롯데쇼핑(3.5%), GS25(3.5%) 등 주요 유통사들의 영업이익률을 크게 하회했다. 

    반면 지난해 쿠팡 매출과 영업이익의 각각 6배, 38배에 달하는 실적을 올린 알리익스프레스 경우 보유 현금만 약 100조원(855억9500만달러)으로 쿠팡의 1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공세로 이커머스 출혈경쟁이 다시 거세지는 상황에서 낮은 수익성이 쿠팡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중국 업체들의 투자여력이 쿠팡보다 우위에 있다”며 “차이나 커머스에 대응해 물류, 서비스 투자를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은 이번 와우 멤버십 요금 변경을 통해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 로켓배송 추진’ 목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국 182개 시군구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인 쿠팡은 오는 2027년 고령화와 저출산 여파가 큰 인구감소 지역을 포함한 230여개 시군구로 무료배송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3년간 물류 투자 3조원, 와우 멤버십에 매년 4조원 이상 쏟아부으면 향후 3년간 투자금만 15조원에 이른다”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중국 공세에 맞춰 기초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와우 멤버십 요금 변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