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FEST 2024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빌염 융폰매트한강 COO 인터뷰"광고제 수상은 능력에 대한 증명이자 일을 더 잘 하게 만드는 동기부여""꼼꼼한 디테일과 완성도 높은 크래프트맨십이 핵심"
-
광고 업계에는 "상을 받기 위해 광고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잘 만든 광고는 당연히 상을 받게 돼 있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잘 만든 광고'의 기준은 무엇일까.브랜드브리프는 최근 애드페스트(ADFEST) 2024에서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로터스(BRAND EXPERIENCE LOTUS)와 커머스 로터스(COMMERCE LOTUS), 다이렉트 로터스(DIRECT LOTUS)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빌염 융폰매트한강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eif Creative Officer, CCO) 겸 창립자와 김희태 최고 운영 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COO)를 만나 국제 광고제 수상이 갖는 의미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수 많은 글로벌 광고제를 경험한 빌염 CCO에게 광고제 수상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그는 "국제 광고제 수상이 비즈니스 성과로 100% 이어진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에이전시가 가진 능력에 대한 일종의 증명이자 일을 더욱 잘 하게 해주는 동기부여"라며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국제 광고제 수상이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김희태 COO는 "일부 테크 회사나 IT 회사의 경우엔 해외 광고제 수상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광고제 수상은 단순히 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에이전시가 담당 브랜드를 얼마나 신경쓰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브랜드와 사랑에 빠지게 만듦으로써 브랜드의 비즈니스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에이전시들과 대형 글로벌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국제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다. 상대적으로 광고 규제가 엄격하고, 사회적·문화적 분위기가 보수적인데다 비용 또한 넉넉지 않은 아시아 문화권의 작품들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수상 빈도가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이다.
-
빌염 CCO는 올해 애드페스트 출품작들을 직접 심사하며 느낀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그는 자신의 심사 기준에 대해 "강력한 아이디어와 명확한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크리에이티비티가 비즈니스에 문제 해결 솔루션을 제공하는지,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높였는지, 작품의 크래프트와 디자인, 카피라이팅이 아름다운지를 기준으로 심사했다"며 "올해 애드페스트에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인공지능(AI)보다, 휴먼 인텔리전스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더욱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이어 "애드페스트, 스파이크스 아시아와 같은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 광고제를 심사하면, 저비용으로도 최대 효과를 끌어내는 강력한 아이디어와 소셜 인사이트에 깜짝 놀라곤 한다"며 "APAC에서 크게 주목받은 작품들이 칸 라이언즈 같은 글로벌 광고제에서는 수상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디테일과 크래프트맨십(craftsmanship, 장인정신)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우열을 가릴 수 없는 훌륭한 아이디어와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 세계 각국의 캠페인들을 심사할 때, 최종적으로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꼼꼼한 디테일과 완성도 높은 크래프트맨십을 보여 준 작품이라는 설명이다.빌염 CCO는 "캠페인 실행 단계에 있어 뛰어난 디테일과 더 아름다운 크래프트맨십을 보여주는 것이 국제 광고제 수상을 가르는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APAC 지역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비티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어 칸 라이언즈와 클리오 등에서도 충분히 수상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전했다.
-
김희태 COO는 "서양 문화권에서는 광고나 캠페인을 통해 인종이나 종교, 정치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거의 금기시되는 분위기"라며 "그렇다보니 캠페인에 담을 수 있는 주제나 메시지가 다소 한정적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칸 라이언즈와 클리오, 뉴욕 페스티벌과 같은 글로벌 광고제와 비교해, 애드페스트, 스파이크스 아시아와 같은 APAC 광고제 심사는 어떻게 다를까.빌염 CCO는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모두 비슷하지만, APAC 광고제는 지역 문화에 대한 더욱 높은 이해도를 필요로한다. 문화적 맥락에 대한 토론의 강도가 칸 라이언즈 등 다른 글로벌 광고제에 비해 훨씬 밀도 높게 진행된다"며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비슷해 보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문화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작품을 심사할 때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 올해 애드페스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캠페인으로 덴츠가 대행한 JR그룹의 '나의 일본 철도(My Japan Railway)'와 BBDO 방콕이 대행한 파이브 스타 치킨(Five Star Chicken)의 '우리 부모님은 틱톡커(My Parent is a TikToker)'를 들었다.그는 "마이 레일웨이는 디자인과 디테일이 정말 훌륭했다. 오래된 일본의 철도 문화를 굉장히 현대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우리 부모님은 틱톡커 캠페인은 틱톡 챌린지를 활용해 저비용으로도 엄청난 인게이지를 달성했다. 강력한 인사이트와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훌륭한 캠페인"이라고 평가했다.
-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해 온 빌염 CCO가 융폰매트한강을 론칭하고 한국에서 에이전시 사업에 뛰어든지 2년이 지났다. 제일기획, 이노션과 같은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주도하는 한국 광고 시장에서 융폰매트한강은 어떤 경쟁력을 갖고 성장하고 있을까.빌염 CCO는 "융폰매트한강은 한국 클라이언트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반대로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진출할 때 전문성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다. 똑같은 브랜드라도 로컬이 아닌, 글로벌 캠페인을 한다면 국내 대형 에이전시보다 더 잘 해낼 자신이 있다"며 "나와 김희태 COO를 비롯해 융폰매트한강의 구성원들 모두 글로벌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김희태 COO는 "빌염 CCO는 독일과 중국, 한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저도 제일기획 스웨덴 법인에서 수 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며 "외국어를 잘 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적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쓸데 없이 비용만 나가는 경우도 있다. 융폰매트한강은 실제 글로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클라이언트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빌염 CCO는 "현재 설화수, 라네즈, 크래프톤 등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다"며 "한국 클라이언트들의 글로벌 진출에 있어 광고·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친 컨설팅을 해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융폰매트한강의 장기적 비전"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한국에 있는 에이전시지만 글로벌 스탠다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마인드셋을 갖고 대형 에이전시보다 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에이전시로 거듭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한편 빌염 CCO는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애드페스트, 클리오, 뉴욕 페스티벌, AME, 두바이 링크스 등 세계 유수의 광고제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다. 그는 서비스플랜과 제일기획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서울에 융폰매트한강을 론칭하고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융폰매트한강이 대행한 PUBG 배틀그라운드의 'Ground of Honor Rondo' 캠페인은 올해 애드페스트에서 엔터테인먼트 부문 브론즈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