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예비 지정 33곳 중 21곳 작년 신입생 모집 미달정부 지원금 받기 위해 '유령학생' 꼼수 쓴 학교도 포함사립대, 신입생 미달시 재정적 어려움 겪을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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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비 심사를 통과한 교육부 선정 글로컬대학 후보 33곳 중 64%가 지난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사업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22일 조선일보와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예비 지정을 통과한 글로컬대학 후보 대학 33곳(20팀) 중 신입생 충원율(입학 정원 대비 실제 모집 인원)이 99% 미만인 곳이 21곳이었다. 신입생 충원율은 대학의 경쟁력을 판단할 때 최우선으로 활용되는 지표다.글로컬대학은 정부가 혁신하는 지방대에 5년간 1000억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 이 사업 목적을 "지역 성장을 견인할 역량을 갖춘 대학을 선정해 세계적 대학으로 육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예비 지정을 통과한 대학 상당수는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부는 지난해 대학을 합치는 '통합'이나 홀로 지원하는 '단독' 형태만 지원을 허용했다. 법인을 합치기 어렵고,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립대에 불리한 구조였다. 그런데 올해부터 인력·물자를 공유하는 '연합' 형식으로도 지원이 가능하게 규정을 바꿨다. 이에 사립대 참여가 늘면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 참여도 늘어난 것이다.연합 형식에는 13개 사립대와 전문대가 신청했다. 이 중 10곳이 지난해 신입생 모집에 미달을 기록했다. 사립대는 동명대(신입생 충원율 87%), 신라대(80.1%), 동신대(91.3%), 초당대(94.9%) 등이다. 전문대는 목포과학대(95.8%), 울산과학대(95.1%), 대구보건대(97.4%), 광주보건대(90.2%) 등이다.이 중에는 정부 지원금을 타기 위해 실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유령 학생'을 등록해 신입생 충원율을 조작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대학도 있다. 3년 전 교육부 감사에서 법인 임원이 교비 수십억 원을 빼돌리는 등 비리 38건이 쏟아져 논란이 된 곳도 포함됐다.단독 지원한 사립대 8곳 중 절반은 지난해 신입생 정원이 미달됐다. 건양대(94%), 경남대(86%), 인제대(94.6%), 대구한의대(97.3%) 등이다. 단독 지원한 국립목포대도 신입생 충원율이 86.7%였다.통합 형식으로 지원한 대학 중에서는 원광대(사립·95.4%), 원광보건대(전문·88.5%), 승강기대(전문·72.1%), 창원대(국립·98.2%) 등이 신업생을 다 채우지 못했다.사립대의 경우 학생 등록금 의존도가 높아 신입생 충원율이 90% 아래로 떨어지면 향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정치권 압박에 교육부가 '자격 부족' 대학까지 선정되도록 규정을 완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한편,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실행계획서를 검토해 오는 8월 말 글로컬대학을 최종 지정한다. 지난해에는 14개교 대학이 글로컬대학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