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가 상승률 20.9%↑…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년比 2.3%p↓이코노미스트紙 "한국, 10개 고소득 국가 중 물가 관리 2위"'불확실성 여전' 의견도 … "중동전쟁 전면전 때는, 물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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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와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인데, 세계 유력 시사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도 한국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비교적 빨리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먹거리 물가가 농산물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기준 농산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0.9% 올랐으나, 올해 3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4%로 전년 같은 기간(4.7%)보다 2배 가까이 떨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우리 먹거리 물가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이상기온 및 일조량 부진 등에 따라 과일 등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한 요인이 있지만 연말까지 (근원)물가는 2% 초반대의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날 외신 등을 종합하면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3.4%)를 웃돌았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마찬가지로 3.8%에 달했다.
영국의 물가 상승률도 3.2%로 시장 예상치(3.1%)를 뛰어 넘었고, 근원물가 상승률은 4.2%에 달했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3.1%로 전월과 같았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2.4%로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6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조정'에서 세계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올해 6.8%, 내년 5.9%로 전망했다. 1월 전망 때에 비해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p) 높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과 일본 등은 주요 선진국 중 비교적 빨리 인플레이션에서 탈출할 것이란 세계 유력 시사주간지의 분석이 나왔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어느 국가가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날 것인가'를 통해 "고소득 국가 10곳 중 한국이 2번째로 인플레이션 고착화(inflation entrenchment)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이코노미스트는 근원(core)인플레이션, 단위노동비용, 인플레이션 확산수준, 기대 물가상승률, 구글 검색 행태 등 5개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고착화’ 점수를 산출해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고착화 점수가 낮을수록 고물가 상황을 빨리 탈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한국은 근원물가 상승률 2.5%, 기대인플레이션율 2.2%로 10개 조사국 중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보다 낮은 고착도를 보인 곳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근원물가상승률은 2.6%로 우리보다 높았다.반면 기대인플레율이 1.6%로 우리보다 낮았다. 다만 일본의 고질적 저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주요국 중 한국의 상황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선 중동 악재에 기인한 국제유가 변동성, 농산물 가격 추이 등과 관련해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부의 2%대 경제성장률 목표도 수정이 불가피할 거란 견해도 나온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본부장은 "근원물가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중동 사태가 현 수준에 그친다면 물가 상승률도 점차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만약 중동 전쟁이 전면전에 돌입할 경우, 국제유가 폭등으로 생산물가와 함께 공공요금도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물가가 목표 수준(2%)에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이런(물가 목표 2% 수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