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발표 미지수합병방안 등 원점으로 회귀 전망업계 일각 "근원적 해결책 아니었다" 고개중국 내년 다시 증설 전망 … 우려 증폭
  • ▲ LG화학 공장ⓒLG화학
    ▲ LG화학 공장ⓒLG화학
    정국 불안이 길어지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도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석유화학 굴기에 대응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지만 일각에선 속도조절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계 경쟁력 강화 방안'은 당초 이달 발표될 예정이었다. 

    해당 방안엔 중국에 가격경쟁력을 잃은 범용제품 공장 합병방안, 금융 및 세제 지원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케미칼 등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기업들에겐 유동성 확보의 기회를,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겐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화할 기회를 주는 게 주 골자다. 

    산업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를 마치는 대로 발표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계엄령 사태 이후 사실상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 보인다. 의사결정에 공백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는 아예 다시 판을 짜야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통합을 해봤자 어차피 중국의 규모를 넘어설 수 없지 않느냐"며 "방향성도 구체적인 내용도 모르는 구조조정안이 답답했었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 '빅4' 중에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은 지난 3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고무 등 스페셜티 제품을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만이 유일한 흑자를 냈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문제는 향후 2~3년 동안 중국은 물론 중동국가들까지 증설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중국의 석유화학 증설은 2022~2023년 업황 부진으로 주춤했다. 이에 따라 올해 투자 계획이 일부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다만 내년을 시작으로 재차 증설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 수준이었다. 이는 2020년 42.9% 대비 6.6%p 감소한 수치다. 

    중국 산업 정보 포털 마이스틸(Mysteel)에 따르면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올해 95.6%로, 거의 100%를 달성한 상태다. 에탈렌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소재며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국내 기업들의 주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