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 6개 가동 채비중간 유통 없어 … 생산비·운송비 획기적 절감중국산 보다 저렴 … 한국의 3분의 1"버틸 수가 없다" … 업계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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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석유화학 산업에 진출한다. 중국보다 더 저렴한 제품을 무기로 삼을 태세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겐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17일 삼일PwC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부터 중동 주요 국가들의 석유화학 공장 6개가 순차적으로 완공된다.해당 공장들은 현지에서 원유를 조달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COTC(Crude Oil to Chemical, 정유·석유화학 통합공정)을 사용한다.삼일PwC는 "COTC는 원유에서 곧바로 화학제품을 일괄 생산함으로써 생산비·운송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한다"며 "에틸렌 생산 손익분기점이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100달러 이하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이어 "가동 본격화 시 범용제품을 중국보다 저렴하게 생산 가능할 것"이라며 "중동산 저가공세는 이제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현재 중동 국가들이 완공 예정인 석유화학 공장은 여섯 곳 정도다. 이르면 내년부터 아람코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COTC 프로젝트가 완공될 예정이다.사우디 얀부 COTC 프로젝트의 연간 생산능력은 300만톤으로, LG화학의 330만톤과 맘먹는다.사우디 얀부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카타르 라스라판 석유화학 플랜트(208만톤, 2026년) ▲쿠웨이트 알주르 석유화학 플랜트(140만톤, 2030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단지(165만톤, 2027년) ▲오만 두큼 프로제긑(160만톤, 2025년) ▲아랍에미리트 보루즈4 프로젝트(150만톤, 2025년) 등이 완공될 예정이다.총 1123만톤, 즉 LG화학의 4배에 달하는 에틸렌이 향후 5년동안 글로벌 시장에 쏟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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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중국발 공급과응으로 시름하고 있다. 중국은 석유화학 자급률 100%를 목표로 지속적은 증설에 나서고 있는데, 여기에 중동까지 더해진다면 공급과잉 심화 뿐만 아니라 수출경쟁도 격화될 전망된다.중국 산업 정보 포털 마이스틸(Mysteel)에 따르면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올해 95.6%로, 거의 100%를 달성한 상태다.에탈렌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소재며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등 국내 기업들의 주 제품이다.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할 때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에틸렌 등을 중국에 수출해 호황을 누렸다.하지만 중국이 최근 석유화학 자급자족에 성공하고, 경기침체로 수요마저 따라주지 않자 K-석유화학은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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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 수준이었다. 이는 2020년 42.9% 대비 6.6%p 감소한 수치다.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전남 여수공장 일부 가동을 중단하고 에틸렌과 같은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연초 대산·여수 공장에서 SM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이달 나주 공장에서 알코올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