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동업 깨진 진짜 이유… 해석 분분장형진 고문 전면에 … 사실상 총수 자임오너 체제 회귀에도 거버넌스 개선 주장은 '역설'최윤범 회장 2년만에 존재감 부각 … 사업지평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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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보다 진하다던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동업이 깨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여럿이 거론되지만 2세대를 지나 3세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양가의 후계구도에 뚜렷한 편차가 벌어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고려아연 오너가 3세인 최윤범 회장은 총수에 오른 지 불과 2년만에 존재감을 부각시켰다.은둔의 기업으로 불렸던 지난 기존 이미지와는 달리 활발한 대내외 활동으로 사업지평을 넓혔다아연 등 비철금속을 바탕으로 수소와 이차전지 등 신사업의 단초를 마련했다.현대차, LG, 한화, 한국앤컴퍼니 등 굴지의 대기업 오너 3~4세들과 교류를 통해 산업자본 간 연대의 틀을 만들어 낸 성과다.반면 영풍가의 후계구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다.장형진 고문의 두 아들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이사 사장과 장세호 전 서린상사(현 케이지 트레이닝) 대표는 계열사 경영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는 주력 기업인 영풍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대외활동 모습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두 사람은 얼굴 조차 보이지 않았다.엄밀히 말하면 최 회장의 영풍측 상대는 장 고문이 아닌 장씨 형제들이어야 한다.하지만 두 아들을 대신해 장 고문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정작 장 고문은 보유지분이 없다.영풍측이 겉으론 전문경영인 장점을 내세우며 거버넌스 개선에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 이면엔 더딘 3세 경영승계 불안감이 있다는게 재계 일각의 추론이다.총수 역할을 자임하며 직접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장 고문의 모습은 분명 오너 경영체제로의 회귀 모습이지만 영풍측은 손사래를 친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영풍과 MBK측의 주논리는 지배구조 개선에 천착할 뿐 정착 미래비전과는 멀어져 있다.비철금속 업계 관계자는 "스스로 경영에서 손을 떼고 지분도 매각해 ‘투자자’에 불과하다는 장 고문이 전면에 나선 것은 결국 오너체제로의 회귀로 보인다"며 "이런 가운데 제조업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MBK와 연대를 맺다 보니 여러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