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4772억원…전년比 51% 껑충보험금 예실차 손익 개선-CSM 상각 수익 반영작년 어닝쇼크 이후 고수익 상품 위주 매출 확대 전략 주효자본적정성 불안 여전…업계 평균 하회는 물론, 빅5 중 최하위
  • ▲ 현대해상. 사진=권창회 기자
    ▲ 현대해상. 사진=권창회 기자
    현대해상이 1분기에 예실차 개선 및 보험계약마진(CSM) 상각 수익 증가 영향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성장에서 벗어나고자 수익성 반등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19년 이후 지속 우려가 되는 지급여력비율은 여전히 자산 기준 상위 5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약점으로 꼽힌다. 

    16일 업계 잠정실적을 보면 현대해상은 1분기 순이익 4772억원으로, 전년동기 3153억원보다 51.3%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투자손익이 10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6411억원, 보험손익이 5329억원으로 각각 52.3%, 116% 증가했다.

    장기보험에서는 보험금 예실차 손익이 개선되고 CSM 상각 수익이 증가한 가운데 제도변경에 따른 부채 평가금액이 감소해 보험손익이 개선됐다.

    일반보험은 전년대비 고액사고가 감소해 보험손익이 82.6% 개선됐다. 자동차보험은 1월 폭설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손해액이 증가했다.

    투자손익은 전년동기 부동산 관련 수익증권 평가익이 일회성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올해 최우선 과제로 수익성을 내세우면서 지난해 역성장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대부분의 손해보험사가 실적 잔치를 벌였지만, 현대해상은 예외였다.

    '빅5' 가운데 △삼성화재 1조8216억원(+11.9%) △메리츠화재 1조5671억원(+24.6%) △KB손해보험 7664억원(+40.0%) 등은 전년대비 순이익이 증가했지만, 현대해상(6078억원, -53.0%)과 DB손해보험(1조7423억원, -14.5%)은 역성장했다.

    이에 현대해상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익창출 증대에 경영활동의 중점을 뒀다. 특히 고수익 상품 위주 매출 확대를 통한 장기보험 CSM 극대화에 주력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퇴직연금 운영을 개선하는 등 일반보험 이익 확대도 적극 추진했다. 또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안정성을 바탕으로 투자이익을 증대했다.

    ◇씻지 못한 자본적정성 우려…신평사들도 "요주의"

    현대해상의 자본적정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이 손보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킥스비율 도입 이전에도 경쟁사보다 낮은 지급여력비율(RBC)을 기록하는 등 건전성 관련 이슈가 지속했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보면 지난해 현대해상의 킥스비율은 173%로, 손보사 평균 221%를 하회했다. 특히 '빅5' 중에서도 킥스비율이 가장 낮았다. △삼성화재 273% △메리츠화재 242% △DB손해보험 233% △KB손해보험 215%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및 보험료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이후 계리적 가정 변경이 지급여력비율 산출에 불리하게 작용한 데다 연말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경제적 가정 변화 영향이 가중되면서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킥스비율은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감독당국은 선제 관리차원에서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두 기준을 모두 넘어서지만 감독당국의 권고치를 20%p가량 웃도는 수준으로, 적정성이 우수한 편은 아니다.

    앞서 현대해상은 제도 도입 이전부터 지속해서 적정성 비율이 저하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IFRS17과 킥스제도를 도입했다. 보험사들의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한층 더 정교한 회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 자본적정성을 평가하는 RBC는 지난해부터 킥스비율로 대체됐다.

    킥스제도 도입 전 RBC비율을 살펴보면 현대해상의 자본적정성은 지속해서 저하되는 흐름을 보였다. 2019년 1분기 227%를 기록한 뒤 계속해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213% △2020년 190% △2021년 203% 등 RBC비율이 하락했다.

    킥스제도 도입 바로 직전인 2022년에는 RBC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졌다. 2022년 1분기 190%로 내려앉은 뒤 2분기 202%, 3분기 186%, 4분기 174% 등 하락세가 지속했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장기간 흑자기조를 통해 누적된 자기자본과 우수한 자본관리능력을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금리·환율 등 거시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한 가운데 신제도 도입의 과도기인 점을 고려해 킥스비율 및 변동 수준, ALM 관리 등 전반적인 적정성 관리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