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교육 선진화 추진 "선진국 수준 여건 조성"의대 입시절차도 조속 마무리… 의대 증원 순항 예상
  • ▲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현장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집단행동을 이어가는 모든 의료인을 상대로 서둘러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전 실장은 "정확한 숫자는 알기 어렵지만, 100개 수련병원의 보고에 따르면 이달 9일 대비해 16일에는 현장에 근무 중인 전공의가 약 20명 정도 늘었다"며 "전공의 여러분들은 용기를 내어 수련병원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비록 소수지만, 지금까지 꿋꿋하게 현장을 떠나지 않은 전공의들과 현장으로 복귀하고 있는 전공의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 실장은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오는 20일, 다음 주 월요일이면 (전공의들이) 수련기관을 이탈한 지 3개월이 된다"며 "수련공백 기간 만큼은 추가 수련이 필요하며 전문의 자격 취득이 1년 늦춰질 수 있어 향후 진로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속히 복귀해 주길 바라며 부득이한 사유로 휴가, 휴직을 한 경우에는 그 사유에 대해 충분히 소명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임의 복귀율 상대적으로 높아 … 교수 집단행동 자제 바라"

    복귀하고 있는 전공의는 소수인 데 반해 전임의 복귀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실장은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일주일 전인 9일에 비해 0.6%p 늘어난 67.5%"라며 "수도권 주요 5대 병원의 전임의 계약률은 70.5%로 일주일 전에 비해 0.8%p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 실장은 교수들에게도 집단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전 실장은 "일부 의대 교수는 의대 증원이 추진될 경우 일주일간 휴진을 하겠다고 예고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환자의 생명은 보호돼야 한다. 환자와 그 가족의 불안과 고통이 커지지 않도록 집단행동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78.7%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소모적인 갈등을 접고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힘들 모아주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정부는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사건에 대해 전날 법원이 각하·기각 결정을 내린 데 따라 신속하게 증원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전 실장은 "앞으로 정부는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닐들에게 더 이상의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며 "의과대학 교육의 질도 확보해 의학교육 여건 개선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진국 수준의 교육 여건을 만들기 위한 '의대교육 선진화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환자 내팽개친 그들의 주장 설득력 없어" … 의료계 비판 목소리↑

    법원이 의료계가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각하하면서 내년도 의대 증원이 순조롭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료계는 재항고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현장 미복귀나 휴진 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단체들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백지화'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 달째 이어진 의정갈등으로 국민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의료계의 이러한 입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료계의 반발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정부는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제로 여론조사에서 과반수가 넘는 국민이 의대 증원 2000명을 찬성하는 입장이다"고 입을 열었다.

    신 교수는 "지금 의료계는 '(의대 증원으로) 미래 의료가 위협받는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미래를 말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환자를 내팽개치고 미래의 환자를 위한다는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의사로서 현재에 충실해야 그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줬지만 의료계의 강성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는 의료계 등이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도 그것이 인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고 설명했다.

    황 평론가는 "의료계가 의사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자신의 철밥통을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국민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의사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