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노조 결성 불발다음달 노조 가입 투표 앞두고 호재생산직 임금 14% 인상 등 선제조치 기대
  • ▲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현대차
    ▲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현대차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추진하던 미국 남부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의 노조 결성이 좌절됐다. 다음 타깃으로 지목됐던 현대차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따르면 지난주 앨라배마주에 있는 벤츠 공장 2곳에서 노조 결성 여부를 정하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노동자의 56%인 264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UAW는 지난해 하반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대형 3사에서 전례 없는 동시 파업을 벌인 끝에 이들 회사에서 4년간 25%의 임금 인상안을 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노조에 적대적인 미 남부 지역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함께 최근 공화당 소속 남부 지역 주지사들이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만류한 점이 이번 노조 결성을 좌절시켰다.

    케이 아이비(Kay Ivey) 앨라배마 주지사를 비롯해 공화당 소속 남부 지역 주지사 6명은 노조 결성이 자동차 업체들의 일자리를 다른 지역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벤츠 노조의 좌절로 인해 앨라배마주에도 대규모 공장을 갖고 있는 현대차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은 18억 달러 규모의 시설로 프레스·차체·도장·의장·엔진 공장 등 연산 39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약 4000명의 직원들이 투싼·싼타페·싼타크루즈·제네시스GV70 등 미국 판매 핵심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직원들의 UAW 가입 여부를 결정짓는 투표는 다음달로 예고됐다. 

    현대차는 2005년 미국 공장 가동 이후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지만 작년 UAW 파업 후 노조리스크를 막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로 미국 생산직 직원 시간당 임금을 14% 올렸다.

    현대차는 "제품의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고 최고의 인재를 채용·보유하기 위해 임금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노조와의 갈등으로 험난한 협상이 예상된다. 현대차 국내 노조는 상여금 900% 인상과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