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4대 금융지주 카드사 중 '나 홀로' 감소충당금 적립에다 독자결제망 구축 비용 여파…전년比 36% 감소독자결제망 바탕 경쟁력 강화-영업비용 효율화 등 수익성 개선 집중대환대출 절반가량 '상환능력 미개선'…실제 연체 이어질 위험 '요주의'
  • ▲ 우리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 우리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우리카드의 1분기 순이익이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자결제망 구축에 따른 자금 소요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결제망 안정화 이후 실적 반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면 지표로 나타나지 않는 대환대출은 최대 불안요소로 꼽힌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면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22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4곳의 1분기 순이익은 모두 4078억원으로, 전년동기 3165억원에 비해 28.8% 증가했다.

    하나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202억원에서 535억원으로 164% 뛰었으며 KB국민카드 67.6%(831억→1393억원)와 신한카드 11.0%(1672억→1856억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에 반해 우리카드는 전년동기 459억원에서 36.2% 감소한 29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60억원에서 흑자전환한 것에 만족해야 하는 수준이다.

    우리카드는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대손충당금을 꼽았다. 전년보다 대손충당금 등 비용이 늘어나 실적 측면에서 불이익이 컸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리카드의 1분기 대손상각비는 1220억원으로, 전년동기 1030억원보다 19.1% 늘었다. 대손상각비 발생 이전 영업이익은 1590억원으로, 전년동기 1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차감된 상각비용이 늘면서 순이익도 낮아진 것이다.

    우리카드가 거둔 1분기 순영업수익이 2270억원으로, 전년동기 2260억원에 비해 1.1%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뼈아픈 결과다. 전분기 2020억원에 비해서도 준수한 결과를 냈지만, 불만족스러운 모습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실적 하락의 주된 요인은 대손충당금"이라며 "판매관리비도 늘긴 했지만, 전년보다 3.9% 늘어난 680억원에 그쳐 실제 순이익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대손충당금"이라고 설명했다.

    ◇독자결제망 구축 투자비용도 실적에 타격…"안정화 이후 본업 경쟁력 강화할 것"

    일각에서는 우리카드가 2021년부터 구축한 독자결제망 구축 과정에서 투자비용이 늘어나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했다는 시선도 있다.

    자체결제망을 구축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BC카드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으나, 이를 구축하는 데 비용이 발생한다. 우리카드의 오랜 숙원사업이지만 일각에서는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자체결제망 구축은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우리카드가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모집한 독자가맹점은 175만개로, BC카드(341만개)의 57% 수준으로 집계됐다.

    독자가맹점 운영개시와 함께 우리카드 대표 브랜드인 '카드의정석' 3종을 새롭게 출시하는 등 자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카드인 카드의정석 디어(Dear)를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에도 나섰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말 신용카드 자산은 12조원으로 전년대비 20% 증가했고, 개인 신용카드 결제금액도 같은 기간 15.4% 증가한 50조원을 기록하면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카드의 영업전략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을 고려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장기적으론 독자결제망 이후 나오는 상품들에 대해 초기 고객 이탈을 막고 자리를 잡으면 본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카드는 전업 카드사에서 가장 늦게 독자결제망을 구축한 만큼 외형확대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카드는 BC카드의 제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카드 상품을 리뉴얼한 대체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신용판매 매출 확대 및 금융자산 수익성 제고를 통한 영업수익 증가에도 지속한 고금리 환경으로 인한 조달·대손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줄어들었다"면서 "영업비용 효율화와 선제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통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며 재무구조 내실화 및 독자카드 고객 기반 본업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 우리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 우리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대환대출 등 잠재 건전성 저하 리스크는 '불안요소'
    다만 대환대출의 잠재 위험은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대환대출의 증가 속도가 빠르고 부실 위험이 큰 채권 비중도 크다. 표면적인 연체율은 경쟁사 대비 낮은 수치를 보이지만 대환대출을 포함한 실질 연체율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말 우리카드의 연체율(금융감독원 기준)은 2%로, 7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표면 연체율과의 차이는 0.78%p로 KB국민카드(0.83%p)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금감원은 카드사에 1개월 이상 연체채권에 '채무상환능력이 현저히 개선되지 않은' 대환대출까지 더해 연체율을 계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실 위험이 연체채권과 다르지 않다는 판단이다.

    채무상환능력 개선 조건으로는 △원금 30% 이상 납입 △약정기간 3분의 1 정상 납입 △6개월 이상 정상 납입 등이 있다. 표면 연체율과 금감원 기준 연체율과의 격차가 큰 것은 그만큼 상환능력 미개선 대환대출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카드는 우선 대환대출 총액 자체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2718억원으로 전년동기 1428억원 대비 90.3% 증가했다. 전체 채권 대비 비중도 1.63%로 국민카드(2.59%)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표면 연체율과 금감원 기준 연체율과의 격차를 고려했을 때 상환능력이 개선되지 않은 대환대출의 규모는 약 1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전체 대환대출 대비 비중은 약 48%에 달한다. 전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대환대출이 실제 연체로 나타날 위험도 그만큼 큰 상태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경기둔화 및 고금리 지속에 따른 가계 이자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연체율, 고정이하여신 비율 등 일부 자산건전성 지표가 지난해보다 다소 저하된 상태"라며 "과거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하는 가운데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다중채무자 등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대출성 카드 자산의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