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제외한 4대 은행장 영업통으로 교체 우리‧신한銀, 1970년대생 약진… 파격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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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대규모 연말 인사를 단행하는 가운데 은행장부터 고강도 인적 쇄신을 이뤘다. 영업통 CEO(최고경영자)를 전면 배치하는 한편 1970년대생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며 젊은 조직을 추구하고 있다.이번 연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통해 금융지주 수장들의 친정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금융당국은 CEO 승계절차가 적절했는지 들여다보고 있어 서로 긴장감이 돌고 있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영업통’ 정진완 부행장을 행장으로 발탁하고 6개 계열사(카드·캐피탈·자산신탁·에프앤아이·신용정보·펀드서비스)의 대표도 모두 바꿨다.특히 우리카드 대표로는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 본부장으로 첫 외부인사를 선임했다.우리금융 관계자는 "전문성, 혁신성, 영업력을 갖춘 후보들을 추천했다"며 "신임 CEO들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더 강력한 내부통제 기반을 구축하고 영업성과 창출로 신뢰받는 우리금융을 복원할 것"이라고 했다.새롭게 수장에 오른 이환주 KB국민은행장(현 KB라이프 대표)과 이호성 하나은행장(현 하나카드 사장) 역시 모두 업계에서 널리 인정받은 영업 전문가들이다.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쇄신을 통해 영업 능력을 되살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전통적 나이·직급 순서를 깬 파격 승진도 늘었다.우리은행은 부행장에 1970년대생을 적극 기용했다. 부행장 18명 중 6명이 신규 승진했으며, 1960년대생 중심으로 구성된 부행장단에 1971년생 부행장도 이름을 올렸다. 해외법인장에도 1970년대생 본부장급 인사가 기용되는등 기존 인사 관행에 변화를 줬다.우리은행은 이번 인사를 통해 임원 평균 나이(은행장·유임자 포함, 상임감사 제외)가 올해 56.8세에서 내년 55.7세로 낮아질 예정이다.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 20일 조직개편을 통해 1970년대생 임원들을 6명이나 새로 선임하는 등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KB금융그룹도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증권·카드·라이프생명·데이타시스템 5개 계열사의 대표 6명(증권 2명 각자대표) 중 4개 사(은행·카드·라이프생명·데이타시스템)의 대표가 교체됐다.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차원에서 인적 쇄신과 조직 체질 개선을 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면서 “대출 규제 등 각종 규제 리스크에 더해 금융권 사건 사고가 발생한 점도 조직 혁신에 힘을 실었다”고 했다.5대 은행의 인적 쇄신 속 금융당국은 은행권 CEO 선임 절차에 대한 점검에 돌입했다.CEO 교체 과정에서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살펴보겠단 것이다.최근 하나금융그룹의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은 이사 선임 임기와 관련된 새 규범에서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임기 3년을 보장' 받을 수 있게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함 회장이 내년 초 연임할 경우 새 규정에 따라 최장 3년간 임기를 보장받는다. 함 회장의 조직 장악력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역시 NH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장악력을 넓혔다.농협금융은 차기 농협은행장에 강 회장과 동향(경남) 출신인 강태영 농협캐피탈 부사장을 내정하는 등 5개 계열사 대표 교체를 실시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지주 회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CEO 인사는 강 회장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농협금융은 앞서 금융계열사 임원 70%를 물갈이하기도 했다. 역대급 파격 인사로 강 회장이 농협 내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핵심 요직에 최측근 인사를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요 은행의 CEO 승계절차 내규화가 잘 이뤄졌는지 점검 중"이라며 "향후 정기검사에서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