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내달 13일부터 중도상환수수료 절반으로

다음달 13일부터 은행권 대출 중도상환수수료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연내 새 중도상환수수료율이 적용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조기 시행을 검토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은행연합회의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에 따라 내년 1월 10일 새로운 중도상환수수료율을 공시하고 같은달 13일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내년이 되기 전 먼저 시행하는 은행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재로서는 일정이 앞당겨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정해진 일정보다 먼저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은행들도 조기 시행을 검토하진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수수료율 산정 작업 후 상품설명서 개정 및 전산 반영 준비 기간을 거치면 1월 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전체적으로는 내년 1월부터 (중도상환수수료율 개편을) 시행하고 일부 준비가 빨리 되는 은행의 경우 그 이전이라도 시행해 나갈 생각"이라면서 조기 도입을 독려해 왔다.

당국의 주문에도 은행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건 수익이 줄어드는 일에 앞장설 이유가 없고 조정 가능한 일수도 많지 않아서다.

지난 7월 마련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적용되는 중도상환수수료에는 은행의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이나 대출 관련 행정·모집 비용 등 실비용만 반영해야 한다.

개편 내용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는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주요 시중 은행들의 대출 중도상환수수료 산정·부과체계 개편 시뮬레이션 결과를 잠정적으로 받아 봤다”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현재 1.2~1.4%에서 0.6~0.7%까지,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0.6~0.8%에서 0.4% 내외로 내려갈 여지가 있다는 잠정적인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수수료율이 절반으로 깎일 경우 은행들은 연 1000억원 중반에서 최대 2000억원 가까운 수수료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금육감독원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3260억원, 올해 상반기까지 1928억원에 달했다.

또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수수료면제 조치가 중단되는 새해 이후 앞당길 수 있는 일정이 10여일 밖에 되지 않아 조기 시행하는 의미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