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고 증가세 역대급…투자자 예탁금은 답보 상태주도주 부재·금리 인하 불투명·금투세 논란에 고심 깊은 동학개미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 저조한 흐름에 개미 주식 매도 지속
  •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주식시장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자 증시 대기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뚜렷한 증시 주도주까지 부재하면서 투자자들의 고심이 깊은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CMA 잔고는 83조350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1조 원 수준이던 CMA잔고는 이달 들어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난 20일엔 84조7806억 원을 기록하며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 자금이 전체 대기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21일 기준 개인 CMA 잔고는 71조4717억 원으로, 전체의 85.7%가 개인 자금이다. 지난달 말 60조 원 수준이던 개인 CMA 잔고는 지난 20일 기준 73조 원까지 늘었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돈을 단기간 운용하는 상품으로 증시의 대표적인 투자 대기자금으로 꼽힌다. 통상 시중은행의 입출금 통장 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데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단기자금을 굴리는 데 적합해 증시 대기자금으로 꼽힌다. 

    같은 기간 투자자예탁금은 좀처럼 늘지 않고 답보 상태다. 21일 기준 예탁금은 55조4229억 원으로, 지난달 말 57조 원에서 이달 들어 차츰 줄어든 뒤 55조 원 중반~56조 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권 내 순환매 행보를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이자 투심이 주식 투자 대신 안정적인 금리를 노릴 수 있는 CMA 등 여타 단기투자처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며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는 2.56% 상승하며 2700선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세도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개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8조8371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20조 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와 대조된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의 총선 패배로 밸류업 정책이 불투명해진데다 여야 간 금투세 논란도 지속되면서 관망하는 주식 투자자가 늘어났다는 평가다. 

    특히나 상반기 2차전지 섹터, 하반기 인공지능(AI)·로봇 섹터가 증시를 이끌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뚜렷한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는 대목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지속되자 증시 거래대금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이달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9720억 원으로, 두 달 전인 지난 3월의 일평균(22조7428억 원) 대비 12.1% 줄었다. 

    향후 증시 방향에 대해 증권가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최대 3100선까지 코스피 상단을 열어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당분간 국내 증시의 글로벌 소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물가와 고용이 둔화할 경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며 "금리가 인하된다면 코스피 지수는 최고 31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AI·반도체 다음 주도주 후보는 잘 보이지 않고, 지수는 전고점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피는 달러 기준 전고점 수준인 2850포인트 정도를 상단으로 2600~2850포인트 정도의 좁은 박스권 내에서 주도주 없이 빠른 순환매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