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 2010년대 이후 4번째 상승국면""AI붐, 서버 외 모바일‧PC 등 여타부문 수요 확대""수출 외 설비‧건설투자 등 국내경기에 긍정적 역할"
  •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 ⓒ삼성전자 제공.
    한국은행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상승 국면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상승기를 맞은 반도체는 수출 뿐 아니라 관련 설비 및 건설투자에 영향을 미쳐 국내 경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조사국은 24일 발간한 ‘최근 반도체 경기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10년대 이후 과거 글로벌 반도체 경기 상승기의 특징을 살펴보고, 최근 반도체 시장의 수급여건을 점검함으로써 이번 사이클에서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 평가했다.

    우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2분기부터 AI(인공지능)붐에 힘입어 4번째 상승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선 세 번의 상승기는 2013년 스마트폰 수요확대로 시작된 제 1국면, 2016년 클라우드 서버 증설로 촉발된 제 2국면, 2020년 코로나 비대면 활동 증가로 인한 제 3국면을 꼽았다.

    과거 상승국면을 살펴보면 상승 기간은 약 2년으로 유사했고 상승 폭은 각 국면별 수급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승 폭은 수요 확산이 다양한 부문에서 나타나는 경우 더 컸다. 모바일 수요 확대에 국한됐던 제 1국면보다 클라우드 서버 증설과 가상자산 확산으로 인한 제 2국면, 비대면 활동 증가로 전반적인 IT제품 수요가 증가했던 제 3국면의 매출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AI 붐으로 시작된 최근 상승기는 클라우드 서버 증설 시작된 제 2국면과 유사한 모습의 국내 반도체 수출 추이가 관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최근 수요 및 공급 여건을 감안하면 AI 서버에서 여타 부문으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공급 확대가 상대적으로 제약될 수 있다”면서 “이번 반도체 경기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되며 더 길어질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수요 측면에서 AI 서버 부문의 견조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여타 부문(일반 서버, 모바일, PC)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먼저 AI 서버 부문은 AI 붐에 대응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빅테크간 AI 경쟁 심화로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경쟁업체인 AMD가 최근 AI 반도체를 출시한 가운데 구글, 메타 등 서비스 중심의 빅테크 기업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반 서버의 경우 기존 설비의 노후화, 그간의 투자 부족 등이 수요 회복 요인으로 꼽혔다.

    모바일은 올해 초 AI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 S24가 판매 호조를 보인 가운데 하반기에 출시될 아이폰에도 AI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반도체 수요 확대가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PC 역시 AI 활용을 위한 고성능컴퓨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AI 기능 도입이 교체수요가 도래한 PC 수요를 더욱 자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메모리 공급 측면의 경우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제품의 생산능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수익성을 중시할 가능성이 커 공급 확대가 제약될 것으로 분석됐다.

    끝으로 보고서는 “이러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상승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흐름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울러 국내 반도체 생산을 위한 설비 및 건설투자, 그리고 데이터센터 건설투자 등도 국내 경기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