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535억원…3분기 연속 전년比 개선본업 중심 영업 확대 전략…회원 수 증가로 수수료수익도 '쑥''트래블로그' 앞세운 해외에 법인매출도 급성장…"압도적 성장"연체율 1.67% '업계 최고'에도 외형 확장 따라 연체채권도 불어나
  • ▲ 하나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 하나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하나카드가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압도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호성 대표의 외형 확장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호실적을 거뒀다는 평이다. 다만 업황 침체기에 확장한 외형은 건전성 악화라는 '독'으로 돌아왔다.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하나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동기 202억원에 비해 164% 뛰었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 67.6% △신한카드 11.0% △우리카드 -36.2% 등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실적이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카드사 가운데 이익이 가장 작았지만, 지난해 우리카드를 따돌리고 6위로 올라섰다. 1분기에는 이익 증가에 힘입어 우리카드(292억원)를 큰 격차로 따돌리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3분기(547억원, +16.8%)부터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순이익 증가에 성공하면서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은 영업 확대 전략이다. '영업통'으로 알려진 이호성 대표는 취임 전인 2022년 당시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 영업력 약화를 지목,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신용판매 중심의 영업 확대 전략을 구사했다.

    실제 회원 수 증가에 힘입어 수수료수익이 대폭 늘어났다. 1분기 일반영업이익은 2352억원으로, 전년동기 1891억원에 비해 24.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수수료수익에서 발생했다.

    하나카드의 분류 기준에 따르면 일반영업이익은 순이자수익, 수수료수익, 기타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1분기 1097억원이었던 순이자수익은 올해 1분기 1122억원으로 2.27% 증가했지만 수수료수익은 423억원에서 870억원으로 105% 뛰었다. 기타이익(360억원)의 경우 부실채권매각이익감소 등으로 3.22% 줄었다.

    카드사의 영업수익은 크게 신용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수익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얻는 이자수익으로 나뉜다. 특히 하나카드는 고금리 등 비우호적인 업황 탓에 비용효율화 전략을 펼친 다른 카드사와 달리 마케팅 등 비용을 크게 늘리면서 회원 수 증가라는 결실을 거뒀다. 때문에 오히려 수익성 개선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집 및 마케팅비용이 포함되는 일반관리비에서 드러난다. 하나카드(700억원)의 경우 1년새 16.4% 증가했다. KB국민카드(1443억원)는 9.41% 감소했고, 신한카드(1850억원)와 우리카드(680억원)는 각각 3.93%, 3.03%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나카드의 회원 수(신용·체크카드)는 지난해 1분기 1230만명에서 올해 1분기 1309만명으로 6.42% 증가했다. 이 중 활성회원(유실적 회원) 수는 641만명에서 690만명으로 7.65% 늘었다. 전체 고객에서 활성회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52.2%에서 52.8%로 0.6%p 높아졌다.

    카드결제 취급액은 21조원으로, 1년 전보다 3.0% 증가했다. 결제취급액은 일시불과 할부를 포함한 개인이나 법인의 신용·체크카드의 국내외 결제총액을 말한다.

    ◇'트래블로그' 앞세운 해외매출 성장…이호성 대표 뛰어든 법인매출도 '한몫'
    무엇보다 해외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1분기 해외매출은 1조7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2% 급증했다.

    해당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해외체크부문이다. 해외여행 필수 아이템으로 등극한 '트래블로그'의 흥행을 바탕으로 1분기 해외체크 결제액(5758억원)이 전년대비 172% 뛰었기 때문이다. 실제 자산 규모 기준 업권 7위인 하나카드의 해외체크 비중은 1분기 기준 카드사 전체의 49%에 달한다.

    밥인 매출도 크게 늘어났다. 1분기 국내 기업매출은 4조8766억원으로, 전년대비 13.3%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직접 영업현장에 뛰어드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으며 은행 재직 당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법인매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비용 상승에도 △국내·외 취급액 확대 △연회비 수익 증가 △모집·판촉비 절감 등을 통해 성장세를 시현했다"며 "무엇보다 수익성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과 강도 높은 자산 재조정을 병행한 결과 신용판매 자산이 크게 늘었다. 이에 핵심이익인 수수료부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 ▲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하나카드
    ▲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 ⓒ하나카드
    ◇외형 확장 정책으로 건전성 악화…"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
    다만 업황 악화 속 외형 확장 정책은 건전성 부문에서 부정적 결과로 나타났다.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대출취급을 축소했음에도 1분기 하나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3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0.6% 뛰었다. 연체율 또한 1.94%에서 1년새 0.8%p 악화했다. 최근 1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인 데다 경쟁 카드사에 비해서도 높다. 카드사별 연체율은 △신한카드 1.56% △우리카드 1.46% △KB국민카드 1.31% 등이다.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1분기(4277억원) 기준 전년대비 34%나 늘렸지만, NPL(고정이하여신) 커버리지비율은 전년대비 109%p 악화한 235%를 기록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이 떨어진 상태다. NPL 규모가 181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96% 증가하면서 NPL 비율도 1.47%로 전분기보다 0.27%p 높아졌기 때문이다.

    불어난 비용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이자비용은 3296억원으로, 전년대비 87.5% 증가한 바 있다. 이는 영업 확대를 위한 비용조달의 결과지만, 고금리 기조에서는 수익성에 발목을 잡을 만한 요소다. 1분기 수수료비용은 4105억원으로 1년새 5.9% 늘었다.

    하나카드는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금리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비용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업계 공통 현상"이라며 "건전성도 고금리·경기침체 등 여파로 악화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시행한 신용관리정책 강화로 올 들어 신규연체액은 감소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체율이 높은 고이율 자산 등을 중심으로 부실자산을 상매각하고 리스크와 손익을 종합 고려해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예정"이라며 "올해 어려운 대외환경에도 진성영업을 통한 이익 펀더멘탈을 구축해 압도적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