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동결… 인하 불확실성에 대출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코픽스 5개월 연속 하락에도 주담대 변동‧고정금리 되레 올라하반기 금리 역전 감안시 주담대 고정금리보다 변동이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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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동결하고 금리인하 시기가 안갯속에 빠지면서 은행과 대출자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며 대출 문턱을 조이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은 고정형과 변동형 금리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5년 고정 후 변동)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연 3.25~5.88%로 집계됐다. 변동형 금리는 연 3.80~6.48%에서 형성돼 있다. 

    고정형 상품의 경우 지난 1월 15일(3.38~5.42%)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46%포인트 올랐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역시 지난 1월 15일(4.01~6.23%)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25%포인트 상승했다. 

    ◇ 주담대 고정‧변동 금리 모두 올라… 은행 가계대출 관리 ‘금리 변수’

    주담대 금리 상승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가계대출 금리 등 시장금리가 요동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 불확실성 이외에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역시 금리 조정의 변수로 작용했다. 

    특히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음에도 주담대 변동금리, 고정금리 상단과 하단은 되레 올랐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6일 공시한 4월 기준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4%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 예금금리와 은행채 금리 등이 하락한 탓으로 코픽스는 지난해 11월(4%)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코픽스와 은행채 등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데 대출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은행들이 대출자의 신용도와 마진을 고려해 가산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코픽스 등 기준이 되는 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코픽스 하락에도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이 이른바 이자 장사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 확대와 우대금리 축소 등 금리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에… 차주, 주담대 금리 선택 기로 

    대출자 입장에서는 금리인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리 고정형과 변동형 중 어떤게 더 유리할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25%포인트(P), 0.6%p 낮다.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지만 앞으로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전망에 셈법이 복잡해진 것이다.

    지금 당장 대출을 받는다면 고정형 주담대가 더 유리하지만 금리가 정점을 찍고 인하로 선회하면 변동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올들어 주담대 변동금리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예금은행에서 신규 공급한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57.5%, 변동금리 비중은 42.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각각 8.1%포인트가량 고정금리 비중은 하락하고 변동금리 비중은 높아진 결과다. 변동금리 비중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비중이 22%포인트나 급증했다. 

    김도아 우리은행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은 “미국과 한국 모두 하반기 중에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오는 만큼 주담대 기간이 향후 5년 이내라고 가정할 경우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