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1분기 점유율 62%… 역대 최대화웨이 수혜 SMIC, 대만 UMC 꺾고 3위 올라삼성 점유율 13%… 2%p 성장에 그쳐AI 칩 '턴키 전략'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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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2위인 삼성전자가 험난한 경쟁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독보적 1위인 TSMC가 역대 최대 점유율을 찍은 가운데 중국 SMIC가 3위에 오르며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2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파운드리 세계 최강자 TSMC는 지난 1분기 역대급 점유율 기록을 세우며 위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60%였던 점유율을 올 1분기 62%까지 끌어올렸다.지난해 점유율이 50% 수준까지 빠졌던 TSMC가 다시 역대 최대 점유율 기록을 세웠던 비결은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하면서 파운드리 수요 또한 급증한 덕분이다. 초기 AI 반도체 위탁제조 시장을 1위인 TSMC가 선점한 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TSMC는 최근 자체 전망을 통해 AI 반도체 수익이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5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맞춰 TSMC는 AI 반도체 패키징 생산능력(CAPA)를 올 연말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인데, 이마저도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기는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가뜩이나 압도적인 격차로 파운드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TSMC에 더해 후발주자인 중국 SMIC가 내수 수요에 힘 입어 파운드리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SMIC는 지난 1분기 처음으로 파운드리 시장 3위에 올라섰다. 점유율은 6%로 대만 UMC와 같아 공동 3위지만 1분기 매출액으로 보면 SMIC가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를 기록해 17억 1000만 달러 매출을 올린 UMC를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다.지난해에도 SMIC는 UMC와 점유율 1%포인트(p) 격차를 두고 경쟁구도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들어 SMIC가 UMC를 처음 넘어서면서 사실상 SMIC가 파운드리 시장 확고한 3위로 올라선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SMIC가 3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으로 중국 정부와 자국 IT기업 화웨이의 든든한 지원이 꼽히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지원이 SMIC 성장을 더 담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SMIC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2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져 연 10%대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삼성 파운드리는 1분기 점유율 13%에 만족해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점유율은 2%p 키우며 성장을 이어오고는 있지만 TSMC나 SMIC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룬 탓에 삼성의 성장 속도가 더디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선 폭발하는 AI 반도체 수요가 절대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이 AI 반도체 시장을 잡지 못하면 삼성이 TSMC를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AI 반도체 시장이 개화하는 현 시점에선 우선 TSMC가 완벽하게 승기를 먼저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TSMC는 AI 반도체 시장 최강자이자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와 협업하고 있고 기존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앞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객사로 추가 확보하는데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다.하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자체 AI 칩 개발과 생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삼성도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TSMC의 캐파에도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이 그간 합을 맞춰온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우선 영업에 나서면서 AI 반도체 고객군을 조금씩 넓혀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특히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등 AI 반도체 생산을 일괄 수행할 수 있는 '턴키(Turn Key)'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고객맞춤형 제조가 핵심인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나타낼 것이란 평가가 많다.삼성전자는 매해 6월 자체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해 기술력을 공개하고 고객사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다지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내달 12일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삼성 파운드리포럼(SFF) 2024'를 개최하고 올 연말 양산을 앞두고 있는 2세대 3나노 공정과 차세대 2나노 공정 등의 진행 상황을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