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5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상… 한 달 늦어져산업은행·EC 등 이해관계자 많아… 역량 파악 등 영향일각선 “인수 적격자 없어 매각 늦어지는 것” 해석도조원태 회장 “미국·EU, 시정조치안 만족할 것”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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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핵심 선결조건이라 불리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관련돼 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승인에 문제가 없도록 실사 기한을 연장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당초 5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EC와 매각 측 간의 논의 등의 이유로 한 달가량 늦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통상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본입찰 일주일 후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거래에 EC를 비롯한 산업은행, 국토교통부 등 다수의 유관기관이 존재하는데다 본입찰 참여 후보들의 운영 역량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지난 4월 25일 이뤄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에는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3곳이 최종 참여했다. 당시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제주항공이 발을 빼면서 인수 적격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EU 경쟁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만큼 이들의 승인을 이끌어 낼 후보가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인수 의향을 밝힌 3개 기업 모두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자본잠식상태다. 자체 자금 조달이 어려워 모두 사모펀드를 재무적투자자(FI)로 동반했으나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화물 운송 경험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한 곳이 없다.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여객 운송 경험은 있으나 화물 운송 경험이 부족하다. 장거리 화물 운송의 경우 벨리카고 형태(여객기 하부 공간에 탑재하는 화물)로만 해왔다. 게다가 전용 화물기도 없다. 이스타항공도 밸리카고 형태로 중단거리 노선에서 화물 운송을 해본 경험에 그친다. 자체 화물 전용기가 없다. 유일한 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은 장거리 화물 경험이 없다. 

    업계에 따르면 EU측은 대한항공 화물과 경쟁이 가능한 신규 화물 사업자가 바로 진입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냉정히 말하면 세 후보자 모두 당장 대한항공 수준의 화물사업을 운용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더라도 지속적으로 경쟁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EC를 설득해야 한다. 

    당사자인 대한항공의 마음은 바빠지게 됐다. 대한항공은 당초 계획은 5월 초 우선협상대상자 2곳 선정하고 6월 말까지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을 체결, 7월 중 EU에 보고하는 일정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다. 예상보다 한 달가량 밀리면서 시간이 빠듯해진 상황이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후에 계약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 일정이 지연돼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지연될 수 있다. 

    다만 대한항공은 EU 당국의 승인을 고려해서 꼼꼼한 검증절차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이지 기업결합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원태 회장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및 블룸버그 TV와 두바이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례총회(AGM)에 앞서 각각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EU가 우리의 결과(시정조치안)에 만족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올해 10월 말까지는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