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인수 결정 후 4년만에 합병 성사양사 합병, 한진칼 경영분쟁 해결로 리더십 증명대한항공, 아사아나항공 지분 63.88% 확보"통합 항공사, 글로벌 항공업계 아름드리 나무 될 것"
  • ▲ 올해 3월 창립 55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말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 ⓒ대한항공
    ▲ 올해 3월 창립 55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말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뚝심의 리더십’을 입증했다. 세계 7위의 메가 캐리어가 탄생, 조 회장은 ‘수송으로 조국에 보답한다’는 그룹의 수송보국(輸送報國) 경영철학 구현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63.88%의 지분을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지난 2020년 12월 계약보증금 3000억원, 2021년 3월 중도금을 4000억원 지급해 전날 납입한 금액은 8000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기업결합을 위해 신고한 14개국 필수 신고국에서 모두 승인을 받았다. 여기에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2020년 11월부터 추진한 양사 합병 절차는 4년 만에 마무리됐다. 

    조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내렸던 2020년 11월, 당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 미래가 불투명했으며, ‘조승연(옛 조현아)-KCGI-반도건설’의 3자 연합과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었다. 

    조 회장은 2020년 11월 16일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결정한 후 “코로나19로 인해 대한항공도 다른 항공사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다”면서 “수송보국의 그룹 창업 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에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해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나타냈다. 

    조 회장은 2021년 1월 14개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고, 같은해 2월 튀르키예, 5월 대만·태국·필리핀, 9월 말레이시아, 11월 베트남의 승인을 받았다. 
  • ▲ 조 회장의 리더십으로 4년만에 양사 합병이 성사됐다. ⓒ뉴데일리DB
    ▲ 조 회장의 리더십으로 4년만에 양사 합병이 성사됐다. ⓒ뉴데일리DB
    2022년에는 2월 싱가포르, 9월 호주, 12월 중국에서, 2023년에는 3월 영국의 승인을 획득했다. 올해 1월에는 일본에서 기업결합을 승인 받았으며, 2월에는 EU(유럽연합)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지난달 28일 EU에서 최종 승인을 했고 미국은 별도로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서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양사 합병과 한진칼 경영권 이슈를 모두 해결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역량이 증명됐다는 게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대한항공 창립 55주년 기념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메가 캐리어에 대한 비전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오랜 시간 많은 고민을 담았던 과정이 마무리되고 나면 우리 모두 역사적인 다음 페이지의 서사를 써 내려가는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순간부터 매서운 겨울이 닥쳤지만 튼튼한 나무는 겨울이 길수록 안으로 더 촘촘한 나이테와 단단한 무늬를 만든다”면서 “통합 항공사를 우리의 역량으로 정성껏 가꾸면 글로벌 항공업계의 ‘아름드리 나무’로 자랄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 회장은 양사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메가 캐리어 체제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통합 항공사는 항공기 238대(대한항공 158대, 아시아나 80대), 합산 매출은 20조원, 자산 규모는 40조원에 달하는 세계 7위 항공사로 부상하게 된다.

    한편, 메가 캐리어 체제가 출범하면서 조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을 2년간 별도 자회사로 운영한 후 대한항공과 통합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양사 임직원 간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한다.

    게다가 양사 마일리지 통합 문제도 화두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은 6개월 내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일리지 개편안을 제출해야 하며, 여러 방안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