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류의 스마트기기 금지한 세계 최초의 섬… 디지털 공해 벗어난 '오프라인 여행' 선사"전 세계인의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 6시간 58분"… 사회적 문제에 크리에이티비티 결합러시아 전쟁 이후 방문자 급감했던 울코 타미오 섬, 캠페인 이후 방문객·웹사이트 방문자 수 급증SEK, 그레이 헬싱키(Grey-Helsinki) 대행
  • ▲ ©오프라인 아일랜드
    ▲ ©오프라인 아일랜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노트북 등 모든 종류의 스마트 기기를 공식적으로 금지한 세계 최초의 섬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디지털 공해'라 불릴만큼 심각한 스마트 기기 중독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누리고 싶은 여행객들이 새로운 형태의 투어리즘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핀란드(Finland)의 외딴 지역인 코트카 하미나(Kotka-Hamina)의 지역 관광 위원회는 울코 타미오(Ulko-Tammio) 섬을 세계 최초의 오프라인 섬으로 지정하고 '오프라인 아일랜드(Offline Island)'로 명명했다.

    '오프라인 아일랜드'는 디지털 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디지털 번아웃(digital burnout)을 방지하기 위해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제안한다. '오프라인 아일랜드'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든 종류의 스마트 기기를 소지하는 것이 금지 돼 있다. 이 섬에선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올릴 멋진 사진을 찍는 것도 불가능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게재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오프라인' 상태인 것이다. 
  • '오프라인 아일랜드' 캠페인 영상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하루 평균 스크린 타임은 6시간 58분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과도 맞먹는 시간이다. 글로벌 IT 매체인 CNET이 "스크린 타임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이는 우리 모두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할 만큼 현대인들의 스마트 기기 중독 현상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 아일랜드'는 "인터넷에 떠도는 각종 밈(meme,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문화 요소)과 끊임없이 울려대는 인스타그램 알람, 메일 알람에서 벗어나 세계 최초의 폰 프리(Phone-free) 투어리스트 섬에 오라"고 권한다.

    '오프라인 아일랜드'는 디지털 인플루언서들을 섬으로 초대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펼쳤다. 인플루언서 또한 모든 스마트 기기를 내려 두고, 오직 폴라로이드 카메라만 든 채로 울코 타미오 섬을 여행했고 폴라로이드로 찍은 스냅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해 '오프라인 아일랜드'의 매력을 널리 알렸다.

    적은 예산이 투입된 '오프라인 아일랜드' 캠페인의 성과는 놀라웠다. 러시아와 근접해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방문객이 급감했던 울코 타미오 섬이 인기있는 여행지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오프라인 아일랜드' 관련 기사는 전 세계적으로 1217건 보도됐으며 캠페인 도달은 약 34억 명, 언드미디어(earned Media) 가치는 약 3620만 유로(한화 약 541억원)로 추산된다. 또한 울코 타미오 섬에서 1박 이상을 묵는 여행객의 수가 8.4% 증가했으며, 지난해 여름 울코 타미오 섬으로 가는 페리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웹사이트 방문자 또한 2531% 늘었으며, 울코 타미오 섬은 핀란드 여행기자 조합(The Finnish Guild of Travel Journalists)이 선정한 '올해의 여행지'로 꼽혔다. 

    비지트 코트카 하미나(Visit Kotka-Hamina)의 마츠 셀린(Mats Selin) 프로젝트 매니저는 "우리는 모두 (스마트 기기) 화면에 어느 정도 중독 돼 있다. 이 기기들은 우리 손에 달라 붙어 우리의 웰빙(wellbeing)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심지어 휴가 기간에도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을 의미하는 말)'을 고민해야 하는 요즘 시대에, 울코 타미오 섬은 새로운 하나의 해결책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아일랜드' 캠페인은 디지털에 점령당한 현대인들에게 디지털 공해가 없는 세계 유일의 휴식처를 제안함으로써 잘 알려지지 않은 핀란드의 작은 섬마을을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새로운 여행지로 브랜딩하는 대담한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SEK와 그레이 헬싱키(Grey-Helsinki)가 대행했다.

    제인 말리넨(Janne Malinen) SEK 클라이언트 디렉터(Client Director)는 "이번 캠페인은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크리에이티비티와 결합해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과감한 아이디어를 함께 실현해 준 용기 있는 클라이언트에게 감사하다"며 "세계 최초의 오프라인 섬에 대한 관심이 올해 여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