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3000 돌파, 당분간 오름세 지속 전망중국發 밀어내기에 선박 구하기 '하늘의 별'중소 수출기업 피해 커 "팬데믹 당시보다 더 해"
  •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한항공이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에 화물을 싣는 모습ⓒ뉴데일리DB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한항공이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에 화물을 싣는 모습ⓒ뉴데일리DB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홍해 사태와 중국발 덤핑물량 공세가 겹치면서 해상 물류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기업들은 선박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지경이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044.77로 전주대비 12.63% 올랐다. 8주 연속 상승세로 지난 3월 29일 1730.98과 비교하면 176% 급등한 수치다. SCFI 지수가 3000선을 넘은 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동량이 급증했던 2022년 8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노선별로 보면 6개월 전과 비교해 유럽 운임이 380% 급등해 가장 상승세가 컸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않고 희망봉으로 돌아간 영향이 커 보인다. 또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는 미주 동안 운임 상승폭도 211%로 상당히 높았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운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공격을 앞두고 수출량을 밀어내고 있어서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은 상하이항 등 중국 항구에서 출발해 부산항 등 우리나라를 거쳐 태평양을 건넌다. 이 과정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이 중국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게 되는데 최근에는 상하이항에서 선적량을 꽉 채우고 곧바로 미국으로 향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년 전 물류대란은 방역통제로 미국과 유럽 항만이 꽉 막혀 벌어진 것"이라며 "당시에는 운임은 비쌌지만, 배를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한국, 중국 항만도 정체가 심해져 선박을 도저히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국 기업들이 '웃돈'을 주며 선복량을 채워버린 까닭에 상하이항에서 미국 서부 해안으로 가는 컨테이너 1개를 보내는 운송비는 불과 한달새 3000달러 선에서 6000달러를 넘겼다. 본격적인 휴가철과 소비시즌이 도래하는 3분기를 앞두고 중소 수출기업들은 대목을 놓칠까 안절부절하는 모습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수출하는 한 화장품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6월부터 미국 현지 매장에 진열됐던 화장품이 올해는 한국 창고에 쌓여있다"며 "항공화물도 알아봤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를 못내는 상황"이라고 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 급등이 중국의 물량 밀어내기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항공화물 운임도 크게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6월은 물동량이 계절적으로 많은 시기여서 운임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