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도국, 화성 탐사·달 남극 기지·달 궤도 우주정거장 등 계획韓, 기술 지체·저예산 우려 … "IT·반도체 기반 우주산업에 집중해야"최근 중국, 달 토양 채취 … "창의적인 미션으로 우주 기업 브랜드화"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워싱턴DC 인근의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워싱턴DC 인근의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글로벌 우주산업 선도 국가와 우리나라 우주기술 간 차이는 초격차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우주항공청은 5월 한국의 미래 우주산업 확장이란 부푼 꿈을 안고 7600억원에 달하는 예산과 함께 출범했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참 부족하다.

    우리나라가 우주산업 관련 기술지체를 겪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을 투입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갖는 분야와 연계된 우주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우주산업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스페이스X사가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초대형 우주발사체 '스타십(Starship)'이 지구 궤도를 비행한 뒤 무사히 귀환했다. 현지시간 6일 발사된 스타십은 고도 210㎞에 도달해 예정된 지구 궤도 항로를 비행한 뒤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바다 착수(스플래시다운)에 성공했다. 

    지난 번 시도에서 공중분해됐던 스타십은 네번째 시도 만에 귀환에 성공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역사적 성취"라며 "많은 타일과 플랩이 손상됐지만 스타십은 바다 연착륙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발사된 보잉사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는 첫 유인 시험 비행에서 국제 우주정거장 도킹에 성공했다. 탑승한 우주 비행사 2명은 우주 정거장에서 약 8일간 체류한 뒤 지구로 돌아온다. 

    유럽우주기구(ESA) 등이 주축이 된 'Euro2Moon' 연합체는 2030년대에 달 궤도 국제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고, 최근 창어(嫦娥) 6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토양을 채취하는 데 성공하면서 원동력을 얻은 중국은 2028년 창어 8호를 달에 다시 착륙시켜 인간의 달 남극 착륙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은 2030년 이전까지 인간을 달 남극에 착륙시키고, 2040년 이전에는 달에 국제 연구기지를 건설해 여러 국가들과 탐사 활동을 진행하는 것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32년에서야 달 착륙을 위한 달 탐사 2단계 사업(달 착륙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맘때쯤이면 글로벌 우주 강국들은 달 남극에 사람들을 보내거나 본격적으로 달 궤도 우주정거장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 ▲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3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뉴시스
    ▲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해 3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뉴시스
    이미 기술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예산이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부족한 만큼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갖는 우주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NASA의 내년도 예산은 총 34조6500억원(254억 달러)으로 우주청 예산(7589억원)보다 45배 이상 많다. 우리 정부는 2027년까지 우주산업 예산을 1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의 예산인 1조8500억원(2124억엔)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발사체와 위성보다는 부품이나 영상 활용에 강점이 있다"며 "기존에 인력 양성이 잘돼 있고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우주 산업과 접목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현웅 한국항공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IT나 반도체에 굉장한 강점이 있기에 해당 분야에 더 자유로운 투자가 형성될 수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면 이른 시일 내에 달 탐사를 넘어 미국도 따라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정부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목표 설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현웅 교수는 "국내에서는 아직 우주산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거라는 인식이 별로 없다"며 "어떤 전략을 가지고서 민간 유도 개발로 전환할 것인지 등 경제적 관점에서 정부의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창진 교수는 "일례로 정부가 달 탐사와 함께 메탄 엔진 개발을 새로운 프로그램에 넣었다고 밝혔는데, 이것들이 우리에게 무슨 이득으로 작용하는지 국민들에게 명확한 설명이 선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미션을 통한 우주 기업의 브랜드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오현웅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이 외국 기업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며 "최근 중국이 달 뒷면까지 간 것처럼 창의적인 미션을 통한 홍보와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