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컨트롤타워 탄생 … 예산 7589억원으로 출발7국 27과로 스타트 … 인력·예산·정체성 등 과제 수두룩
  • ▲ 경남 사천에 있는 우주항공청 임시 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경남 사천에 있는 우주항공청 임시 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한국판 NASA(미 항공우주국)를 꿈꾸는 우주항공청이 27일 경남 사천시에서 문을 연다. 윤영빈 초대 우주항공청장을 중심으로 '2032년 달 착륙'과 '대한민국 우주탐사 로드맵', '우주산업 클러스터 3각 체제'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우주 정책 범위가 우주탐사·산업·안보·국제협력 등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체계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우주청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지난해 4월 정부는 우주청 설립과 관련된 특별법을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고, 올해 1월에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본격적으로 설립이 추진됐다.

    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맡아오던 우주 관련 업무들은 이제 우주청이 맡게 된다. 우주청은 주요 선진국 대비 크게 뒤쳐진 우주산업을 선도해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된다. 전문 기업 육성을 비롯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일도 뒤따라야 한다. 

    ◇2032년 달 착륙 목표 … 나사와 협업도 추진

    우주항공청은 이날 개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우주항공 임무를 주관한다. 정부는 올해 주요 임무로 우주탐사, 우주수송, 우주산업, 우주안보, 우주과학 등 5대 임무를 설정하고 9923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우주청은 7589억원을 쓴다.

    주요 임무는 △2032년 달 착륙을 위한 달 탐사 2단계 사업(달 착륙선 개발) △차세대 발사체 100톤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설계·개발 △누리호 4차 발사를 위한 체계 총조립 △나로우주센터 내 민간 소형 발사체 발사장 구축 등이다.

    화성과 소행성 등 미래 우주로 다가서는 여정을 담은 '대한민국 우주탐사 로드맵' 수립과 미국의 유인 달 착륙 임무인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 확대 추진, 우주산업 클러스터 3각 체제 구축, 국제 공동 블랙홀 관측 프로젝트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 참여, NASA와의 태양코로나 그래프 발사 등도 예정돼 있다.

    민간 우주기업 발굴·육성 등에도 계속 힘쓸 예정이다. 우주청은 현재 우리나라 우주산업을 이끄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우주 스타트업 기업들의 역할도 커지도록 민간 우주 시장 성장에 힘을 불어넣는다는 방침이다.

    ◇7국 27과 293명 정원… 스타트는 110명 수준으로

    우주청의 초대 청장은 윤영빈 서울대 교수가 맡고, 본부장에는 존 리 전 NASA 수석고문, 초대 차장에는 노경원 과기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오른다.

    우주청에는 연구를 맡을 임기제 공무원 150명, 행정을 맡을 일반직 공무원 143명 등 총 293명이 투입된다. 241명은 사천 우주항공청 본청에 배치되고 나머지 52명은 제주도 소재 소속기관인 우주전파센터·국가운영위성센터에서 업무를 맡는다.

    우주청은 우주항공청장, 우주항공임무본부장, 차장을 중심으로 7국 27과 2개 소속기관으로 구성된다. 다만 출범 시에는 연구자 50명과 행정직 55명 등을 포함해 110~120명 수준으로 시작한다. 전체 정원은 연말까지 채운다는 계획이다.

    17개의 간부급 공무원 직위는 상시 채용이 진행된다. 지난달까지 진행된 수요조사 경쟁률은 11.7대1에 달했다. 상반기 채용 경쟁률이 16.1대1로 집계된 일반 임기제 공무원 100명은 하반기에 마저 채용될 예정이다.

    ◇경남 사천에 있는 9개층 민간건물 임대 …청사 신축 5년 소요

    우주청은 경남 사천 사남면에 있는 아론비행선박산업 건물을 최소 2년(연장 가능) 동안 임차해 사용한다. 건물 전체 9개 층 5280㎡ 중 8개 층 4860㎡을 우주항공청 임시 사무실로 활용한다.

    과기부는 건축과 리모델링, 소방, 전기, 통신 등 필수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식당·휴게실 등 편의시설과 주차시설 등 부대시설 조성은 내달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건물 1층에는 직원들을 위한 커뮤니티센터와 회의실 등이 마련된다. 3~5층에는 우주청의 핵심 업무인 R&D(연구개발) 부서들이 배치됐다.

    3층에는 인공위성·우주과학탐사·항공혁신부문이 자리 잡고, 4~5층엔 우주수송부문·임무지원단과 우주항공산업국이 들어선다. 6층에는 우주항공정책국·기획조정관, 7층에는 청장실·차장실·우주항공임무본부장실, 8층에는 대변인실·운영지원과·인사과, 9층에는 기획조정관·감사담당관이 위치한다.

    아직 우주청 본청의 위치나 건립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우주청 본청의 부지 선정과 건축 기간 등을 종합하면 설립까지는 5년 정도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지역 이전으로 인한 직원 정주여건 개선 위해 관사 등 운영

    우주청으로 이전하는 직원들을 위한 관사 인프라 조성도 이뤄진다.

    우선 과기부는 경남도·사천시·LH주택공사 등과 협업해 사천·진주 지역에 100여 가구의 아파트를 마련했다. 우주청 전체 정원 중 사천 청사에서 근무하는 인원이 241명인 만큼 정부는 최종적으로 아파트 240여 호를 확보해 직원들에게 배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철도·항공 등 교통편을 늘리고 청사-숙소(평일) 또는 청사-세종·서울(주말)을 연결하는 통근버스도 운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와 논의해 의료·문화·교육 등 필요 시설도 늘려갈 예정이다.

    초대 우주항공청장을 맡게 된 윤영빈 청장은 "우주청은 단순한 정부 조직 신설이 아닌 미래 성장동력을 우주에서 찾고자 하는 정부의 담대한 도전"이라며 "우리나라를 본격적인 우주경제 강국으로 이끄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