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류세 인하율 20%대 초중반으로 낮출수도유류세 인하 완전 종료 땐 물가상승 자극 우려 때문세수 사정은 변수 … 인하 종료 시 세수 3조원 확보
  • ▲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뉴시스
    ▲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뉴시스
    한시적인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로 만료되는 가운데 정부가 인하 조치를 9월까지 최대 3개월 추가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한 점과 세수결손을 감안해 현재 25~37%인 인하율을 20%대 초중반으로 낮출 계획이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주 중으로 '유류세 인하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기재부는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21년 11월부터 휘발유·경유에 대한 탄력세율 인하 조치를 실시해 이달 말까지 9차례 연장했다.

    휘발유 유류세를 역대 최대폭인 37%(L당 516원)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1월1일부터는 인하율을 25%로 줄인 바 있다. 경유 유류세는 37% 인하율을 적용 중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단번에 종료할 경우 간신히 2%대로 내려온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설 우려가 있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인하 조치를 한 번 더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가계소비가 많은 휘발유와 경유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가중치가 큰 품목 중 하나다. 한 가구가 1000원을 지출할 때 휘발유에 24.1원, 경유에 16.3원을 쓴다. 이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각각 4번째, 7번째로 높다.

    지난주 국제 유가는 OPEC+(OPEC과 주요 산유국 연대)의 점진적 감산 완화 결정과 미국의 경기 부진 우려 등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는 국제유가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관측이다. 

    녹록지 않은 세수 확보 사정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조4000억원 덜 걷혔다.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할 경우 하반기에 확보 가능한 세수는 약 3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유류세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에 이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목이다.

    물가를 담당하는 경제정책국은 소비자 물가상승률 2%대가 안착될 때까지 유류세 환원을 미뤄야 한다고 보지만, 세제실은 세수 상황을 고려하면 중단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지속해서 내려가는 추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첫째 주(2~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L당 11.5원 내린 1666.9원으로 5주 연속 하락했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1497.5원으로 전주보다 14.4원 내리며 6주 연속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