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00억 규모그룹 편입 이후 거의 매년 배당이익잉여금 3조 넘어… 작년 배당성향 200% 훌쩍오일뱅크→HD현대→최대주주 수혜
  • ▲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HD현대오일뱅크
    ▲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오일뱅크가 매년 HD현대에 쏠쏠한 배당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배당액은 모회사 HD현대→최대주주로 흘러가는 구조로, 그룹 지배구조 강화에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보통주 1주당 245원, 총 6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분 73.85%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HD현대가 443억원을 수령, 이는 다시 HD현대의 분기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뛰어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매년 배당을 시행해오고 있다. 2010년 현대중공업그룹(現 HD현대) 편입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시행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해는 2016년 한 차례뿐이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여덟 차례에 걸친 누적 배당 배당금은 2조6912억원이다. 해당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6210억원으로, 평균 배당성향은 74.3%를 기록했다. 비용을 제외한 실질 순이익의 4분의 3을 배당한 셈으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약 40%)을 크게 웃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연도별 배당성향은 편차가 크다. 코로나19 여파로 3000억대 순손실을 낸 2020년에는 901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 배당성향은 -25.9%를 달성했다. 업황이 둔화했던 지난해에는 순이익(1470억원)보다 많은 3397억원을 배당, 배당성향이 231%를 기록하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 편입 이후 2015년 한 차례 배당을 쉬었지만, 2016년 주당 12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적극적인 배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후 중간배당은 2022년 주당 360원, 2023년 327원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시행되고 있다.

    업황에 따라 이익폭이 파도를 친 가운데서도 꾸준한 배당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넉넉한 곳간’이 자리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이익잉여금은 2021년 2조8027억원, 2022년 3조9091억원, 지난해 3조4470억원 등을 기록 중으로 배당 재원이 두둑이 쌓여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배당 수혜는 모회사인 HD현대와 지분 17%를 보유한 아람코에 돌아가고 있다. 지분 1% 미만 소액주주 비중은 1.25%에 그쳐 개미투자자에 대한 주주환원 효과는 미미하다.

    HD현대 역시 2021년 3922억원, 2022년 3251억원, 2023년 2615억원 등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배당액은 줄었지만 배당성향은 2021년 마이너스(-)에서 2022년 23.1%, 2023년 98.9% 등 높아지는 추세다. 올 1분기에는 주당 900원, 총 636억원의 분기배당을 시행하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배당액이 HD현대의 배당 재원이 되는 구조로, 이는 곧 정기선 부회장의 승계자금 마련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올 들어 HD현대 주식을 적극 매입 중으로 작년 말 기준 5.26%던 지분율은 이달 5일 기준 5.99%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정몽준(26.6%) 이사장을 포함한 HD현대 측 지분율도 33.33%에서 37.06%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