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채널4(Channel 4), 패럴림픽 광고 캠페인 'Considering What?' 선봬중력, 마찰, 시간은 장애 유무와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 뛰어난 선수들에 대한 헌사 담아사회적 편견 지적하며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놀라운 능력과 성취, 헌신 재조명채널4 인하우스 에이전시 4Creative 대행
  • "어, 장애인인데도 잘하네?", "휠체어 탄 사람 치고는 정말 대단해!"

    신체적 장애가 있는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무심코 이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칭찬처럼 들리지만 그들의 노력과 성과를 그 자체로 인정하기 보다는, '장애'라는 요인을 어느 정도 감안해 평가한다는 편견이 숨어 있다. 과연 스포츠 세계에서 '장애'는 감안해야 할 요소일까? 

    2024 파리 패럴림픽(Paralympic Games, 장애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사회적 선입견에 맞서 진정한 스포츠의 의미를 담은 광고 캠페인이 공개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공영방송 채널4(Channel 4)는 2024 파리 패럴림픽 TV 캠페인 'Considering What?(뭘 감안한다는 거죠?)'을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패럴림픽 선수들도 다른 선수들과 동일하게 중력, 마찰, 시간과 같은 자연의 힘을 동일하게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시작한다. 자연의 힘은 당신이 누구인지, 어떤 상태인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좋든 싫든 누구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광고는 패럴림픽 영국 국가대표인 애런 핍스(Aaron Phipps), 데임 사라 스토리(Dame Sarah Storey), 엠마뉴엘 오인보 코커(Emmanuel Oyinbo-Coker), 조셉 레인(Joseph Lane), 엠마 위그스(Emma Wiggs), 올리비아 브룸(Olivia Broome), 알피 휴잇(Alfie Hewett)이 혼신의 힘을 다 하는 훈련 장면과 경기 장면을 비춘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시간은 멈춰주지 않고, 그저 무자비하게 흘러갈 뿐"이라며 "누구나 그 어마어마한 (자연의) 힘과 역풍, 200파운드의 무게, 테니스 공에 직면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패럴림픽 선수들의 경기를 본 사람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 치고는 정말 대단하다", "그 부분을 감안하면, 그녀는 정말 잘 한다"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에 한 남성은 "뭘 감안한다는 거야?"라고 묻는다.

    광고는 마지막으로 "자연의 힘은 당신이 누구인지, 어떤 배경을 갖고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 절대 '휠체어 탄 사람치고는 대단하네'라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스포츠도, 중력도, 마찰도, 시간도, 바람도, 열기도, 힘도 결코 장애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 ▲ 채널4의 2024 파리 패럴림픽 옥외광고(OOH) 캠페인. ©Channel 4
    ▲ 채널4의 2024 파리 패럴림픽 옥외광고(OOH) 캠페인. ©Channel 4
    이번 캠페인은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이 장애를 넘어선 성과와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적 편견을 비판하고, 그들의 놀라운 성취와 헌신을 재조명하고 있다. 광고 속 'Considering What?"이라는 질문은 장애를 기준으로 그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패럴림픽 선수들이 이룬 놀라운 성과를 강조하며, 그들이 단지 '장애인 치고는 잘한'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도 뛰어난 선수임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 선수들의 노력과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패럴림픽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포용적인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주고 있다.

    이 캠페인은 채널4의 인하우스 에이전시인 4크리에이티브(4Creative)가 대행하고 비스킷 필름웍스 UK(Biscuit Filmworks UK)와 리볼버(Revolver)가 제작했다.

    채널4와 4크리에이티브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의 59%는 패럴림픽을 '장애를 극복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시청한다고 답했으며 단 37%만이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 시청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채널4와 4크리에이티브는 더 많은 사람들이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 패럴림픽을 시청하도록 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케이티 잭슨(Katie Jackson) 채널4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는 "지난 2012년부터 채널4는 패럴림픽의 인지도를 높이고, 장애를 둘러 싼 도전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패럴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스포츠 행사 중 하나로, 수백 만 명의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다. 패럴림픽은 운동 기량이 중심이 되고, 탁월함이 승리하는 진정한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이어 "패럴림픽 선수들이 현실 세계에서 매우 현실적인 (자연의) 힘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힘들을 강조하고자 했다"며 "스포츠가 가진 순수한 힘과 에너지를 부각시키고 싶었다. 결국 스포츠는 장애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린제이 앳킨(Lynsey Atkin) 4크리에이티브 제작전문임원(Executive Creative Director, ECD)는 "채널4의 오디언스에 초점을 맞춰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정신이 담긴 필름을 제작하고자 했다"며 "이 프로젝트를 위해 도움을 준 패럴림픽 선수들과 장애인 공동체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 17회 패럴림픽은 오는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올해는 184개국에서 4400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22개 종목에서 549개 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