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출 370억달러 …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AI·IT 기기 시장 회복 … 반도체 658억달러 50%↑올해 車·반도체 각각 1000억달러·1300억달러 목표
  • ▲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선적을 기다리고 수출용 신차 전경.ⓒIPA 제공
    ▲ 인천신항 배후단지에 선적을 기다리고 수출용 신차 전경.ⓒIPA 제공
    상반기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이 급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하반기에도 쌍끌이로 수출을 견인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37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반도체는 49.9% 증가한 65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자동차 수출액은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 2014년 252억3000만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지난해 356억5000만달러로 9년 만에 최고 실적을 경신한 바 있다. 1년 만에 다시 이 기록마저 넘어서며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성장했던 전기차 수출이 올해 상반기 70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 한국의 전기차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 90%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대신 하이브리드차(19.5%↑)와 내연기관차(7.2%↑) 수출이 증가하며 전체 수출 플러스를 이끌었다. 내수 판매의 경우 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친환경차는 30만대가 판매되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자동차와 함께 반도체는 상반기 657억달러 수출 기록을 냈다. 반도체 수출이 주춤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2.2% 증가한 규모이자 역대 2위 수출 실적이다. AI 시장 성장과 정보통신(IT) 기기 시장 회복 등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확대됐다.

    핵심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D램 고정 거래가격 상승과 고사양 메모리 수출 확대로 전년 대비 88.7% 증가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9.5% 증가한 41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대(對)중국 수출액이 늘어났다. 대중 반도체 수출은 47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7.3% 증가했다.
  • ▲ 반도체ⓒ삼성전자
    ▲ 반도체ⓒ삼성전자
    정부는 하반기에도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자동차 수출은 1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상승에 따른 자동차 업계 수출애로 해소에 힘쓰고 주요 수출국가와 통상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역시 AI와 HBM, DDR5 등 고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와 가격 모두 강세를 보이면서 2022년 세웠던 1292억달러를 넘어 13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계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에 따르면 3분기 EBSI는 108.4로 2분기 연속 100을 상회했다.

    EBSI는 수출기업들의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개선, 낮으면 악화를 가리킨다. 이 중 반도체(125.2)에서 수출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았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도 117.3으로 여전히 견조한 수출 전망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올해 7000억달러 수출 목표가 여전히 달성 가능하다고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보다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실적은 올해 목표치의 약 48%에 해당한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하반기 조업일수가 상반기보다 4.5일 정도 많아 수출이 100억달러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면서 "반도체 등 IT 상품은 상반기도 좋고 하반기도 좋은 상고하고가 전망되고 주력 시장인 미국, 중국, 아세안 역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돼 수출 여건이 양호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