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주도 세제개편에 정부 '세법 개정안' 신뢰도 흔들야당 내 의견 엇갈려 … 전당대회 이후 당론 결정 전망야당 내 세제완화 의견에 '세법 개정안' 힘 실릴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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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정치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재검토'와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유예' 논의를 시사했다. 이에 기존 정부·여당 중심으로 이뤄진 세법 개정이 야당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야당이 세법 개정을 좌지우지하면서 이달 정부가 내놓을 세제 개편안의 신뢰도 하락이 이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안을 만들더라도 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정부 내에선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투의 기류도 포착된다.
제22대 국회는 제1야당인 민주당 의석수가 170석인 여소야대 정국이다.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동의가 절대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에 정부는 사실상 법안 개정의 최종 결정권자인 야당의 반발을 고려해 개정 방향을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야당의 반발은 당연히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특히 민주당의 원 내외 모임 '더새로'는 15일 국회에서 기재부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회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토론회를 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사말에서 "기재부의 무소불위 권한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역할 재분배가 필요하다"며 "의장으로서 기재부 개혁 방향을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법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민주당이 이견을 좁히는 데 꽤나 시일이 걸릴 거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정이 추진하고 있는 가상자산 과세 3년 유예안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달 18일 전당대회 이후에나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세법 개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기업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안이 최종 채택될지 가늠이 어려워 혼란만 키우는 상황이다.
앞서 박찬대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은 총선 이후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완화론을 외쳤고, 임광현 원내부대표는 중산층 상속세 완화론을 언급했다. 그러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공식 논의한 바 없다"며 일축했다. 금투세 유예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을 중심으로 금투세 유예 목소리가 나왔으나, 정책위에서 이들의 의견을 묵살한 바 있다.
민주당이 이견을 좁혀 개편안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여태 반기업 기조를 보여 온 만큼 정부 주도의 세제 개편보다는 완화 폭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다만 이재명 후보가 종부세·금투세에 대한 의견 교류를 시사했고 임광현 원내부대표가 상속세 일괄 공제 한도를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는 새제 개편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감세전선'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19일 민주당 내 연구단체인 '중산층 강화와 경제성장을 위한 조세·재정 및 통화·금융 정책 연구회'를 바탕으로 감세 방안에 의견이 모인다면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편, 최근 서울 집값이 들썩이면서 상속세·종부세의 개편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적잖다. 상속세는 일괄공제와 배우자공제(5억∼30억원) 금액이 28년동안 그대로인 탓에 시대 착오적인 세율로 인한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징벌적 세금'으로 폐지까지 거론됐던 종부세 역시 지방 재정상태를 감안해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 정도로 조율될 공산이 크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와 종부세는 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당장 폐지하기엔 충격이 우려되는 만큼 국제 표준에 맞춰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