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절차 9부능선 넘어양사 자회사 LCC 간 통합도 가시화기존 LCC 1위 제주항공 등 차별화 전략 나서티웨이항공, 유럽노선 강화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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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 절차가 9부 능선을 넘으면서 공룡 LCC 탄생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기존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은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양사 합병이 완료되면 진에어(대한항공)와 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의 LCC 자회사 간 통합도 이뤄지게 된다.지난해 기준 진에어(1조2772억원), 에어부산(8904억원), 에어서울(3109억원)의 합산 매출액은 2조4785억원에 달한다.기존 LCC 1위인 제주항공(1조7240억원), 2위 티웨이항공(1조3488억원)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통합 LCC-제주항공-티웨이항공’의 빅3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항공기 대수로 비교해도 통합 LCC는 58대를 보유해 제주항공(42대)보다 앞서게 된다. 공룡 LCC가 출범이 업계 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기존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우선 제주항공은 장거리 노선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운용리스로 해왔던 항공기 도입 방식을 직접 구매 형태로 전환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기조를 유지한다.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 재편 과정에서 제주항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경쟁사들은 장거리 취항이나 합병을 준비해야 하지만 제주항공은 포트폴리오 확장보다 LCC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다만 제주항공이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최근 CEO 메시지를 통해 M&A 가능성을 언급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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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항공산업의 구조 변화와 관련,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그 시점을 알 수 없지만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나 에어프레미아를 인수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이번 CEO 메시지는 변화하는 항공업계의 추세에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이며, 당장 M&A를 시도한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티웨이항공은 유럽 하늘길을 넓혀가면서 LCC 업계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앞서 올해 2월 유럽연합 경쟁당국(EC)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경쟁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게다가 티웨이항공이 해당 노선에 진입할 것으로 조건부로 부과하면서 양사 합병으로 인한 수혜 효과를 입게 됐다.티웨이항공은 올해 5월 크로아티아 신규 취항을 했으며, 이달 11일부터는 인천~파리 노선 항공권 스케줄을 오픈했다. 인천~파리 노선은 8월 28일부터 주 4회, 10월 6일부터 주 5회 운항한다. 연내 바르셀로나, 로마, 프랑크푸르트 노선까지 취항을 확대할 계획이다.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통합 LCC 탄생은 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향후 판도를 점치기 쉽지 않지만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도 차별화 전략으로 맞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LCC 업계 관계자는 “통합 LCC가 만들어지더라도 노선 배분, 인력통합 문제 등이 남아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통합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