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가계대출 비중 97.5%… 케뱅 92.5%‧토뱅 85.9%가계대출로 고속성장… 당국 감시 사정권 진입가계대출 만으론 지속성장 불가능… 문제의식 확산"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 위해 대면영업 풀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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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제공.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본격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계에 치중된 여신 포트폴리오로는 지속성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 인터넷은행 3사, 가계대출 비중 92.14%

    16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각사의 경영현황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의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 비중은 평균 92.14%에 달한다. 여신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가계대출로 채운 셈이다.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비중이 50%를 밑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38조6735억원으로 이중 97.54%에 달하는 37조7241억원이 가계대출이었다.

    기업대출 잔액은 9494억원으로 전체 원화대출금 중 약 2.45%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의 기업대출은 모두 개인사업자 대출로 구성됐다.

    케이뱅크는 원화대출금 잔액 13조8372억원 중 12조8620억원이 가계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은 92.54%다. 

    케이뱅크의 기업대출 잔액은 9752억원으로 비중은 약 7.04%였다. 

    인터넷은행 막내인 토스뱅크는 아직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지 않았지만 전체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이 85.93%를 차지했다. 전세대출 등 가계 중심으로 신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비중은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3분기 중 출시 예정인 광주은행과의 공동대출도 역시 가계대출이다. 토스뱅크의 기업대출 비중은 14.06%로 인터넷은행 중에선 높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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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 "대면영업 규제에 기업대출 사실상 불가능“

    인터넷은행들이 가계에 편중된 성장을 거듭하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감시망에 본격적으로 이들을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가계대출 실태점검에 돌입하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더해 카카오뱅크까지 현장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에 대해서도 서면 점검을 진행한다. 

    인터넷은행들은 앞으로 가계대출에 집중된 영업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가계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시중은행처럼 기업대출 영업에 나설 수도 없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이 가능하지만 은행법에 따라 비대면 영업만 할 수 있다. 기업금융의 경우 규모가 크고 복잡할 뿐 아니라 관계 형성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비대면 영업만으론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이 사실상 가계대출에 가까운 개인사업자 대출로만 구성된 이유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처럼 기업대출을 하면 좋겠지만 대면영업이 막혀있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어떤 기업이 모바일로 들어와 알아서 대출을 받겠냐”고 말했다.

    그렇다고 개인사업자대출을 확대하기에는 건전성 리스크가 뒤따른다. 인터넷은행 중 기업대출 비중을 가장 높게 운용하고 있는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3.07%에 달한다. 시중은행 평균 0.3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인터넷은행들은 내심 대면영업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대면 영업을 할 수 있어야 개인사업자 대비 우량한 중소기업 등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이 설립 취지를 잊고 또 다시 손쉬운 이자장사에 의존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는 금융권에 혁신을 불러 일으키고 기존 은행과 다른 영업방식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라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인터넷은행들은 부실 위험이 적고 안전한 대출만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