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당기순익 9310억, 전분기比 13%↑… 시장 전망 크게 웃돌아CET1비율 12.04%로 전분기比 0.09%p↑… 총주주환원율 50% 제시비은행 강화는 절실… 자본비율 상향‧주주환원 개선 주목
  •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우리금융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이 기업대출 확대를 중심으로 지난 2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올해 초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제시한 “2024년은 도약의 모멘텀을 확보하는 해”라는 목표를 수치로 입증했다는 평가다. 

    또 금융그룹 처음으로 ‘기업가치 밸류업 계획’을 공개하며 중장기 총주주환원율로 50%를 목표로 제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여전히 높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상반기 순익 1조7554억… 기업대출이 실적 견인, 3개월 새 8조 급증 

    우리금융은 25일 상반기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4% 증가한 1조75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당기순이익만 놓고 보면 9314억원을 거둬 전분기(8240억원) 대비 13%나 뛰었다.  

    이는 시장이 전망한 8000억원대 초반 순익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대손비용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이익창출력과 건전성, 비용관리 등을 통해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웃도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이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우리금융의 2분기 총대출액은 324조원으로 전분기(316조원) 대비 8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이 8조원 증가한 영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위험가중자산을 고려한 우량한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성장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이자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 

    특히 △은행 부문 기업금융 및 글로벌 IB 사업 확대 △카드, 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신장 등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이익 또한 호조를 나타냈다.

    그룹 대손비용은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800억원을 2분기에 추가 적립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7757억원을 기록하며 한층 강화된 손실흡수능력을 보였다.

    NPL(무수익여신)비율은 그룹 0.56%, 은행 0.23%로 전년 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치며 업계 최고 수준의 리스크관리 능력을 증명했다.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환율상승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 여건 속에서도 전분기 대비 9bp(0.09%포인트) 상승한 12.04%를 기록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리와 환율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적정 성장과 적극적인 RWA(위험가중자산) 관리로 자본비율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룹 판매관리비용률은 39.9%로 2019년 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40%를 밑돌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2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180원을 결정했다. 

    주요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1조67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전년동기(1조4720억원) 대비 13.7%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실적만 보면 8840억원으로 전분기(7890억원) 대비 12% 늘었다. 

    우리은행의 호실적은 비이자이익이 이끌었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6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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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밸류업, 내년까지 CET1 비율 12.5% 달성… 임종룡 의지 반영

    우리금융은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밸류업 계획’을 공개했다.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 ROE(자기자본이익률) 10%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밸류업의 핵심인 총주주환원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사회의 심도 깊은 논의와 임종룡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주주가치 극대화에 그룹 역량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시장과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IR 참여를 확대하고, 해외 IR에도 집중해 올해 상반기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 4.6%p(포인트) 증가’ 모멘텀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또 개인투자자 대상 소규모 기업설명회 등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업종 내 높은 수준의 ROE 시현, 비은행 부문 M&A 등 성장동력을 확보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해왔다”며 “그간 각종 인프라 정비와 밸류업 계획 마련 등을 통해 1등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시장 기대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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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은행 강화 절실, 자본비율 상향‧주주환원 두 마리 토끼 잡나

    우리금융이 상반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경쟁 금융그룹에 비해 여전히 뒤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23일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7324억원을 거둬 전분기 대비 65.1%나 증가했다. 이는 우리금융의 상반기 전체 당기순익(1조6740억원)보다도 584억원이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격차는 우리금융의 지나친 은행 의존도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총자산 구성에서 우리은행의 비중은 78%였다. 반면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자회사의 기여도가 49%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에 임종룡 회장은 보험사,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조단위’ 인수‧합병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조단위 비용이 들어가는 비은행 금융사 인수를 위해서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지만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을 12.04%로 끌어올렸으나 경쟁 금융지주들이 13%대인 점과 비교하면 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금융감독원도 우리금융 이사진과 만나 자본비율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자본비율이 가장 취약한 반면 증권·보험에 대한 M&A(인수‧합병) 필요성은 가장 크다는 점에서 당분간 자본비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경쟁 금융지주 대비 낮은 보통주자본비율 속에서 8월 우리투자증권 출범, 생명보험사 인수를 위한 실사 진행 등 비은행 자회사 확장이 추진되고 있어 주주환원율 제고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1조1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지만 향후 사업 확장 등을 위해서 추가 자본 확충이 필수적이다.

    또 실사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가 결정된다면 인수 가격과 완전자회사 추진 여부 등에 따라 CET1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증권의 경우 종금형 발행어음을 기반으로 초기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 생명보험의 경우 우수한 영업력과 수익성이 관리되고 있는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