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에 자리 내준 D램 … 품귀 → 고공행진실시간 가격 반영… 연단위 책정 HBM 보다 탄력적서버 D램 많이 판 삼성 하반기 실적 급증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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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고대역폭메모리)에 자리를 내주고 생산을 줄였던 일반 D램이 고부가 제품으로 꼽혔던 HBM 수익성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버 D램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데 여전히 공급은 타이트한 상황이라 하반기 이후부턴 범용 D램 생산능력(CAPA)이 큰 삼성에게 유리한 환경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범용 D램이 HBM 수익률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업계 투자 증가로 전체 캐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 부분이 HBM 생산 확대를 위해 활용되기 때문에 일반 D램의 타이트한 공급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일반 D램 수익성이 HBM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당초 HBM은 고성능 고부가 D램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 특히 범용 D램 대비 6~7배 정도 높은 가격으로 수익성을 갖춘데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필수재로 인식되면서 성장성이 담보된 차세대 D램으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이런 HBM의 특성을 고려해 D램 3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가 앞다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들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도 하다.최근 1년 사이 HBM이 빠르게 D램 시장 수요를 잠식하면서 제조사들은 기존 범용 D램 캐파를 HBM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냈다. SK하이닉스가 전한 상황대로 HBM 주문이 밀려들면서 품귀현상까지 빚는 상황에서 부가가치까지 높은 HBM을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다시 짠 것이다.상대적으로 범용 D램 수요가 부진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년 간 극심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침체를 겪으면서 감산 기조를 이어왔던 제조사들이 AI 수요를 만나 예상보다 빠르게 다운턴을 극복하기 시작했지만 수요가 HBM과 같은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살아나면서 아직까진 범용 제품 생산을 늘리지는 않고 있었다.하지만 올 들어 다시 서버용 D램 시장이 살아나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한동안 AI 서버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행하던 수요층에서 이제는 일반 서버로까지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SK하이닉스는 지난 컨퍼런스콜에서 이에 대해 "클라우드 서버 교체 주기가 도래하고 전성비가 높은 서버 니즈가 커지면서 전력소비를 크게 줄인 새로운 서버로 교체하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며 "AI 기술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확대되면서 견조하게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일반 서버 교체 수요가 본격화되면 HBM을 제외한 서버 D램도 내년에 20% 중반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일반 D램 수요 회복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점을 전제한다면 가격을 책정하는 구조 상 HBM 보다 수익성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BM이 연간 단위로 가격이 결정되는 반면 일반 D램은 분기 단위로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라 수요·공급 상황에 따라 실시간 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HBM은 고객 맞춤형 제품으로 먼저 공급 계약을 맺고 이후 제품을 양산해 제공하는 구조지만 범용 D램은 이미 규격대로 만들어진 제품을 고객사가 재고 상황과 수요에 따라 구매를 요청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발생한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평균 가격이 5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35% 상승을 예고했다. 이 중 범용 제품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고 3분기에만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8~13% 오르면서 전체 D램 가격 상승세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이미 공급 가격이 결정된 HBM 대신 범용 D램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강세를 나타내게 되면 무엇보다 D램 캐파가 압도적으로 큰 삼성전자가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이 HBM에서 경쟁사만큼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었던 상황에서 범용 D램으로 더 큰 수익성을 내는데 유리해진 셈이다. 삼성도 HBM 캐파를 충분히 확보해 AI 수요에 대응하고 있지만 기존 D램 캐파가 경쟁사 대비 워낙 크고 실수요 위주의 공급 대응을 원칙으로 두고 있어 생산을 늘릴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