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1.69% 급락 … S&P500·나스닥 동반 약세S&P글로벌 2월 서비스업 PMI, 25개월만에 최저치“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전혀 없는 시나리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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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 기조에도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국 소비심리가 하락하고 있는 데다 상호 관세 등 강경 무역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최악의 경우 ‘S(스태그플레이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전장(4만4176.65)보다 1.69% 하락한 4만3428.0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이다.

    이날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전 거래일보다 1.71%, 2.20% 내린 6013.13, 1만9524.01에 장을 마감했다.

    AP통신과 CNBC 등 주요 외신은 이날 발표된 비관적 지표들이 경제 전망에 대한 새로운 공포감을 불러오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봤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2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시장의 예상치 53을 대폭 하회했으며 지난 2023년 1월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움츠러들었다. 반면 제조업 PMI는 51.6을 기록해 예상치(51.4)를 넘어섰다.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지출 삭감, 관세 부과, 지정학적 상황 등 미국 연방정부 정책 영향에 대해 광범위하게 걱정하고 있다”며 “정치 환경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판매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64.7로 전월 대비 10% 가까이 하락,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였다.

    미시간대학은 “미국 소비자들이 잠재적 관세 영향을 고려해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며 “12개월 후 물가가 현재의 4.3%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과 보편관세가 미국 성장세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최근 몇 주간 주식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경기침체 속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은 지난 1970년대 미국 경제에 나타난 바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모든 종류의 자산 가격에 하락 압력이 가해진다. 지난 50년간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제기됐지만, 실제 현실화한 적은 없었다.

    잭 매킨타이어 브랜디와인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통화정책 운용을 제한하는 가운데, 소비자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관세정책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이슈가 다시 등장했다”며 “이제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 2023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면서 미국 내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성장률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우려되는 수준까지 와 있다.

    이노베이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팀 어바노비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반에 관세가 부과되면 소비자 기업 수익에 부담을 주면서 경제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18일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중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응답자들은 무역전쟁은 가능성이 낮은 위험으로 평가했으며 주식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의 또 다른 공약인 불법 체류자 추방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며 “이런 정책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저해의 원인이며 둘 다 부정적인 공급 충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