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은행권에 대출금리 산출 근거 등 자료 제출 요구한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산금리↑·우대금리↓ 지적 잇따라우대금리 최대 1.4%p 이상 축소…가계 대출금리는 일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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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 적용 현황과 가산금리 변동내역 등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출 근거를 직접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낮췄지만, 시중 은행의 대출금리는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은행권에 차주·상품별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금감원은 “은행별 대출금리 변동내역 등에 관한 세부 데이터를 취합해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에 미치는 효과의 합리성 등을 점검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통상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지표금리)에 원가 마진을 포함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서 최종 산출한다. 하지만, 최근 우대금리가 축소된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고 있다.우대금리는 체계에 따라 산출되는 금리가 아닌 대출 신청 건별로 급여 이체, 카드 사용 등을 고려한 은행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정해진다.금융권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위험 프리미엄이나 목표이익률 등을 반영하게 돼 있다 보니 빈번하게 바꾸기 어렵다”면서도 “반면 우대금리는 내부 재량이 인정되는 부분이라 조정하기 손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지난해 12월 기준 우대금리는 금리 인하 전인 9월 대비 크게 축소했다.특히 이 기간 우리은행의 우대금리는 2.23%에서 0.82%로 1.41%포인트나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가산금리를 0.11%포인트 인하했지만, 우대금리 축소 폭이 이를 압도한 모습이다.이 밖에 ▲신한은행 0.65%포인트(1.53%→0.88%) ▲하나은행 0.28%포인트(2.19→1.91%) ▲NH농협은행 0.24%포인트(1.88%→1.64%) ▲KB국민은행 0.13%포인트(2.45%→2.32%) 순으로 줄었다.같은 기간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을 명목으로 가산금리도 경쟁적으로 올렸다.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인하되는 동안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덜 적용하면서 대출금리는 그대로이거나 더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실제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 대출금리는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1.13%포인트(4.04%→5.17%) 상승해 오름폭이 두드러졌고 ▲신한은행 0.7%포인트(4.2%→4.9%) ▲NH농협은행(4.47%→4.66%)·하나은행 0.19%포인트(4.38%→4.57%) ▲KB국민은행 0.1%포인트(4.39%→4.49%) 순으로 올랐다.이에 시장에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정책이 예대 금리차를 키워 은행만 배를 불린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치권과 금융 당국은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나섰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올해 신규 대출금리에 있어서는 인하할 여력이 분명히 있다"며 "이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복현 금감원장은 앞서 지난달 16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기업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금리 전달 경로와 가산금리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이어 이 원장은 지난 19일 은행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하 흐름이 올해 1분기부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