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민주당 의원 등 16인 '노란봉투법'제출원청 책임 강화·사측 손해배상 청구 제한 권성동 "민노총 지시 이행하는 하수인에 불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앞서 두 차례 폐기된 일명 '노란봉투법'을 재발의했다. 여권에서는 '민주노총의 지시를 따르는 하수인'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고, 기업들 사이에서도 반도체 주52시간 예외 문제 등 오른쪽 깜박이를 켜고 좌회전하는 야당의 모습에 당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21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홍배 민주당 의원 등 16인은 지난 17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2·3조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원청 사용자의 정의를 확대하고 근로조건에 대해 쟁의행위를 진행할 수 있도록 쟁의행위 범위 대상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회사 측의 손해배상 청구 적용범위 등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직접 계약관계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보도록 규정했다. 사용자 범위를 확대한 이 조항은 과거에도 사용자 기준과 개념이 모호하고 파업이 일상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또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손해배상 책임 면제, 배상의무자별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른 개별적 책임 범위 지정 등을 규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불법 쟁의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무력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박 의원은 제안 이유에 대해 "현행 노조법은 사업주의 정의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규정해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배·결정권 아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고 정당한 노동쟁의가 불법으로 판단되는 등 법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쟁의행위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으로 한정하고 있어 정당한 쟁의행위에 제한이 발생한다"며 "쟁의행위를 이유로 노동조합과 근로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부여해 사실상 노동쟁의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노란봉투법은 모두 두 차례 폐기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돼 2023년 11월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재의결에서 부결됐다. 22대 국회에서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불발됐다. 여당과 경영계에서도 '불법파업 조장법'이라고 규정하며 반대해왔다. 

    당시 경영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노란봉투법 입법 움직임을 두고 노사 갈등을 부추기고 산업현장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노란봉투법은) 노동쟁의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함으로써 노사간 대화로 풀어나갈 문제마저 모두 파업으로 해결하려는 투쟁 만능주의를 조장할 우려가 크다"며 "세계 교역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와 투자 위축 등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매우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을 재발의하자 국민의힘이 즉각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노총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른다는 걸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노란봉투법 재발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겉으로는 중도 지향, 중도 보수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민노총의 지시를 이행하는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상속세, 노란봉투법 등 민주노총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며 민주노총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미 두 차례 걸쳐 거부권이 행사되고 부결된 법안을 또다시 발의하는 건 민주노총의 명령이면 무조건 따른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의 '위장 우클릭'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반도체 업계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히자 주 52시간제 예외를 뺀 반도체특별법을 처리하자는 입장으로 돌연 돌아섰다.  

    노란봉투법 재발의에 대해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자 보호라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모든 수단이 다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노란봉투법은 위헌성이 많은 법안으로 실제로 이 법이 시행되면 한국은 기업을 운영할 수 없는 환경이 돼 다 떠나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용자는 무조건적인 강자이자 악, 노동자는 사회적 약자이자 선이라는 흑백논리에 기반해 현실과도 맞지 않다"며 "사용자 정의 확대로 노사간 실질적 대등성이 훼손되고 노조 불법 파업이 정당화되는 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