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무 하나금융 CFO, 상반기 IR서 "균등 배당 도입 검토 중"KB금융‧신한금융, 분기 균등 배당 도입‧공격적 자사주 매입 여파금융지주, 분기 배당+자사주 매입‧소각으로 밸류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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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기‧기말 배당을 고수하던 하나금융그룹이 분기 균등 배당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경쟁 금융그룹처럼 분기 배당을 도입해 현금배당의 가시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여 주주환원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주식 시장에서 우리금융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저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는 지난 26일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금배당 총량을 정해놓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병행하게 되면 그에 따른 탄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타사에서 하고 있는 균등 배당을 대안 중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사에 비해 자사주 매입‧소각양이 많지 않다는 질문이 나오자 내놓은 답변이다.

    박 CFO는 “하나금융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타사에 비해 낮은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 확대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좀 더 논의해보면서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의 이같은 주주환원 정책 변화는 3개월 만이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 CFO는 “하나금융은 DPS(주당배당금)를 유지 또는 상향하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며 "일정 수준의 분기배당과 기말배당을 조화롭게 이용한다면 유연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분기 균등배당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과 달리 일정 수준의 분기배당과 기말배당의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러는 사이 경쟁사들이 분기 균등 배당을 도입하고 공격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늘리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자 하나금융 역시 배당정책 변경 검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상반기 중 마무리했으며, 매입한 자사주는 다음 달 중 전량 소각 예정이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결의하고 배당총액 기준 분기별 3000억원, 연간 1조 2000억원 수준에서 매분기 주당 현금 배당을 실시 중이다. 현금배당의 가시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당 배당금 증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총 72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지난해 자사주 소각액(5720억원)을 이미 넘겼다. 하나금융의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의 2.4배 수준이다. 

    지난 2021년 분기배당을 도입한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3조원(500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50%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현재 5억900만 주인 주식 수가 2027년 말까지 4억5000만 주로 줄어들게 된다. 

    금융지주들이 이처럼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동참하고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조 속에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가 상승과 배당금을 늘리기 위해서다. 

    주식 수를 줄이면 같은 시가총액과 배당 총액이 유지될 경우 주당 가치와 배당이 높아지게 된다. 

    상반기 금융지주들이 견조한 실적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제고 정책을 쏟아내자 금융주는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29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신한지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3.79%(2200원) 오른 6만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1.98%(320원) 상승한 1만6500원를 기록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3.30%(2900원) 상승한 9만800원에, 하나금융지주는 1.89%(1200원)오른 6만46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