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바이엘(Bayer), 태국서 여성의 질 건강을 주제로 한 'KiKi Voice' 캠페인 선봬태국 내 문화적 규범, 여성의 질 건강에 대한 대화 터부시… 체험형 예술작품으로 대화 이끌어 내질 건강에 대한 이해 높이고 열린 대화 장려해 태국 여성의 질병 예방과 건강 개선 목표오길비 태국(Ogilvy Thailand) 대행
  •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Voice of KiKi'(좌)와 'Nature of Me'. ©Bayer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Voice of KiKi'(좌)와 'Nature of Me'. ©Bayer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여성의 신체와 관련한 대화나 성적 표현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많은 여성들이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자신의 성과 관련한 건강 문제에 대해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 제약사 바이엘(Bayer)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벽을 뛰어 넘는 파격적인 전시회를 열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엘은 최근 태국 방콕의 미술관 '1559 Space'에서 'KiKi Voice' 전시회를 열고 여성의 질 건강과 관련한 열린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태국에서는 여성의 질을 용어 그대로 쓰지 않고 다른 완곡한 용어로 사용한다. '질'이라는 단어는 결코 부끄럽거나 부적절한 표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 통념상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꺼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성교육 또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내용이 다소 부족한 탓에 많은 태국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해 매우 제한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

    여성의 질은 분비물, 냄새와 같은 다양한 징후와 변화를 통해 매일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보내고 있다. 바이엘은 이러한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탐구하고, 질이 보내는 신호를 매력적인 예술 경험으로 변환시키기 위해 여성의 질을 'KiKi'라는 현대적 용어로 소개하고 여성 예술가, 의학 전문가들과 협력해 'KiKi Voice'를 기획했다.

    이 혁신적인 전시회는 혼합 매체(mixed media)와 인터랙션 아트(interactive art) 등을 통해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여성의 질에 대한 잘못된 내용을 바로 잡고 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시회에 설치된 'Voice of KiKi'는 (Rtit Studio, Punpitan, PHORNPHAWIT 작품) 인터랙티브 오디오 설치물로, 관객들에게 질 건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Nature of Me'(nnene.iie 작품)는 여성 성기의 다양한 특징과 특성을 보여준다. 
  •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Feel Me'(좌)와 'Be Aware When I Change'. ©Bayer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Feel Me'(좌)와 'Be Aware When I Change'. ©Bayer
  •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Notice Me When I’m Not Feeling Well'. ©Bayer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Notice Me When I’m Not Feeling Well'. ©Bayer
    이 밖에도 여성의 생식기를 촉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Feel Me', 질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증상과 몸이 보내는 신호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Notice Me When I’m Not Feeling Well', 향수 브랜드 레벨리온 랩 & 퍼퓸 바(Rebellion Lab & Perfume Bar)와 협업해 질의 자연적 냄새를 담아 만든 'KiKi' 향수 등 다양한 체험형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바이엘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질 건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열린 대화를 이끌어 내 궁극적으로는 여성의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Time to Say Thank You'. ©Bayer
    ▲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에 설치된 예술 작품 'Time to Say Thank You'. ©Bayer
    오길비 태국(Ogilvy Thailand)이 대행한 바이엘의 'KiKi Voice' 캠페인은 태국 사회에서 민감한 주제로 여겨지는 여성의 질 건강에 대해 열린 대화를 촉진하고, 예술과 교육을 결합해 사회적 장벽을 부드럽게 허물었다는 점에서 매우 포용적인 크리에이티비티를 선보인다. 또한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브랜드 메시지 전달을 넘어 시각, 촉각, 후각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예술 작품을 매개로 여성들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더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제시했다.

    오길비 태국의 수파라트 테파라트(Supparat Thepparat) 제작전문임원(Executive Creative Officer, ECD)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여성의 질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고, 질 건강을 잘 지킬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또한 여성 건강에 대한 대화가 정상적인 것이 되기를 목표로 한다. 대화가 늘고 정확한 지식을 교환하게 되면 교육 커리큘럼에도 영향을 미쳐 학교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더 나은 성교육을 제공하게 되리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칸 라이언즈(Cannes Lions)에서 티타늄 라이언즈(Titanium Lions)를 수상한 스웨덴 위생 보건 용품 회사 에시티(Essity)의 브랜드 바디폼(BODYFORM)의 'Viva La Vulva' 캠페인(AMV BBDO 대행)은 여성의 성기에 대한 낭설과 인식을 바꾸기 위한 화두를 던지며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다. 이 캠페인에는 다양한 형태의 여성 성기들이 등장해 "너는 정말 진귀하고 정말 멋져. 네가 내 것이라서 기뻐. 내가 여자라서 기뻐"라고 노래한다. 광고를 통해 여성의 성기를 수치스러운 것에서 사랑스러운 것으로 바꿨으며 '여성의 몸을 자랑스럽게 해주는 3분짜리 걸작'으로 평가 받았다.

    상대적으로 성에 대해 개방적인 서구권에서조차 여성의 성기와 신체에 대한 대화는 껄끄러운 소재로 여겨진다. 그런 점에서 'KiKi Voice'는 아시아 문화권에서 보수적인 제약회사가 던진 매우 용감하고 담대한 캠페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편 바이엘과 오길비 태국의 'KiKi Voice' 전시회는 오는 8월 3일까지 방콕 '1559 Space' 미술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