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분 철회 이후 해외 진출 모색도 하반기 재모집도 전멸 우려기피과 의사 배출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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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가 전문의 수련을 멈추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필수의료를 하지 않고 일반의(GP)로 남겠다는 것으로 이 사태가 지속되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영역과 지방의료부터 몰락한다. 기피과는 대(代)가 끊길 위험에 처했다.5일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7645명 모집에 104명만 지원한 것에 그쳐 수련병원은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졌다. 빅5병원도 문제지만 지방대병원의 경우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이달 중 전공의 재모집이 예고됐지만 이조차도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의대증원 반대를 위해 사직 전공의들은 일반의로 남기로 마음을 굳힌 모양새다. 통상적으로 일반의가 받았던 급여의 절반으로 축소돼도 돌아올 기미는 없다.필수의료의 몰락은 한국의료의 붕괴로 이어지는데 사직 전공의를 설득해 돌아오게 할 선배의사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개원가 취업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고 이에 응하는 비율이 높아졌다.전날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는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주최로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 강좌'가 열렸고 150~2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3일 경기도의사회는 세텍(SETEC) 컨벤션센터에서 개원 준비 설명회가 개최됐고 사직 전공의와 교수 등 약 400명이 관심을 보였다.사직 전공의 취업을 위한 각종 세미나와 행사는 계속 기획되고 있다. 의협과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 주도하에 취업 통로를 여는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진로지원 태스크포스(TF) 운영도 시작했다.개원가 취업이 아닌 해외 진출에 대한 방향성도 열렸다. 의료대란 초기부터 전공의들이 해외로 나가겠다는 분위기가 포착됐다. 만약 정부가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강행했다면 추천서 발급이 어려워 해외 진출이 어려웠겠지만 철회를 결정함에 따라 가능성이 커졌다.지난달 26일 의협에서 진행된 전국 의사 대토론회에서 사직 전공의인 오건룡 의협 자문위원은 국내 전공의들의 진출이 용이한 나라로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을 소개한 바 있다.전공의의 일반의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가운데 개원가는 급여 문제로, 수련병원은 도산을, 의대 교수들은 후학양성 실패라는 고민을 떠안게 됐다. 모든 구조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큰 문제는 환자를 치료할 필수의료 미래세대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방사선종양학과·흉부외과 등 미래세대 전멸지난달 18일 기준 인턴과 레지던트 전체 임용대상자 1만3531명 중 91.5%인 1만2380명이 현장에 복귀하지 않았다. 이 중 7648명(56.5%)이 사직 처리됐고 4732명(34.9%)은 사직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미응답) 처리가 보류됐다.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사직자 중 방사선종양학과의 비율을 가장 높았다. 방사선종양학과의 사직률은 75%로 전체 임용 대상자 60명 중 45명이 사직했다.심장혈관흉부외과 역시 62.6%로 107명 중 67명이 사직했다. 산부인과 사직률은 61.2%이며 474명 중 290명, 소아청소년과 사직률은 59.7%로 236명 중 141명이 수련병원을 떠났다.한 수련병원장은 "타과와 달리 현재 사직률이 높은 필수의료과의 전공의는 의정 갈등 사태가 풀려도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되돌릴 방법이 없는 상태여서 재모집이나 전문의 중심, PA 확대가 필요하지만 과거와 같은 상태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그는 "환자의 생명에 직결된 수술이 축소되는 위험성을 고려한 조치가 필수적"이라며 "규모가 작은 지방대병원부터 릴레이 도산이 이어질 수 있어 아마도 이 부분이 가장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환자들은 불안감은 커지는데 사태는 해결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의료계는 구인구직이나 증원 철회라는 목적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진료 정상화를 위해 전공의 설득, 특히 필수의료 레지던트를 복귀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