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까지 서류 제출, 내달 선임 예정…관료‧여권 인사 유력윤 대통령 부동산 정책 책사, 김 전 국토부 차관 물망주금공 勞 "신임 사장, 글로벌 금융공기업 도약 추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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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했던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 사장의 후임 인선 절차가 드디어 막이 올랐다.관료 출신, 여권 인사가 주금공 사장으로 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윤석열 정권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로 불리는 김경환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차기 사장 후보로 급부상했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오는 20일까지 사장 후보 서류 접수를 받는다.주금공 사장 선임은 주금공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이르면 다음달 차기 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주금공은 사장 자격요건으로 △최고 경영자로서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해당 분야와 관련한 지식과 경험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대외업무추진 능력을 제시했다.그동안 주금공은 최준우 현 사장의 임기가 지난 2월 끝났음에도 후임 공모 일정을 잡지 못했다.대통령실 주요 인사와 장·차관들이 지난 4월 총선에 뛰어들면서 후임 인사 검증이 몰려 금융 공기업의 사장 인선이 후순위로 밀린 탓이다. 때문에 최준우 사장은 임기가 만료된 지 6개월이 다 돼 가도록 주금공 사장직을 맡아왔다.그러나 최근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이 보험연수원장으로 내정되고, 한국거래소 산하 증권 정보기술(IT) 전문기관인 코스콤 사장엔 윤창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되면서 금융공기업에 대한 인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주금공 사장이 그간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경제 관료 출신들이 주로 맡아왔다는 점에서 정치인보다는 관료 출신이 선임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일각에서는 여권 인사가 주금공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공기관장 수장직을 선거 이후 보은성 인사로 활용하는 건 고질적 문제지만, 정책적 일관성을 위해 대통령과 국정 철학이 비슷한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관장한 김경환 전 국토부 제1차관이 후보로 떠올랐다.주금공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초 후임 사장으로 부산 출신 정치인 등이 거론됐으나 현재는 김 전 차관이 주금공 차기 사장 후보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김 전 차관은 1957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프리스턴대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를 마친 이후 서강대 교수와 주금공 사외이사, 국토연구원장, 국토교통부 제1차관 등을 거쳐 현재 한국부동산금융투자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그는 윤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로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인 부동산 정책의 대안 마련에 앞장섰다.박근혜 정부 시절 국토교통부 1차관을 지낸 그는 전국에 250만호 주택 공급·청년 원가주택 30만 가구 △역세권 첫집 주택 20만 가구 등 공급위주의 부동산 공약 설계를 총괄했다.주금공 사장 후임 인선이 본격화하자 주금공 노조에서는 신임 사장의 자격과 조건을 밝히며 이에 부합하지 않는 인사 선임 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성명을 냈다.이혁 주금공 노조위원장은 16일 “주금공은 국민의 주거 안정을 책임지는 중대한 사명을 지닌 곳”이라며 “신임 사장은 주택금융 업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식견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대내‧외적인 역량을 쏟아부을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주금공은 주택건설과 구입, 전세, 주택연금 사업에 있어 대출기관의 금융을 보증하는 금융성 보증업무를 통해 국민의 주거안정과 노후복지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정책모기지와 MBS(주택저당증권) 등 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택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이혁 위원장은 “주금공은 국민의 주거복지증진과 국민 경제 발전을 위해 설립됐으나 당초 목적과 달리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역할에 갇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면서 “신임 사장은 주금공이 서민 주택금융의 틀을 깨고 글로벌 금융공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주금공 사장직을 정치적 보은이나 다음 자리를 위한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인사가 사장 자리에 오른다면 즉각적이고 강력한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