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테크 데이'서 첨단 열관리 기술 공개 전동화 시대 에너지 효율 극대화… 여름 '나노 쿨링 필름' 겨울엔 '복사열 난방시스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 ▲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차량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실내 온도 비교 ⓒ현대자동차·기아
    ▲ 나노 쿨링 필름을 부착한 차량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실내 온도 비교 ⓒ현대자동차·기아
    전기차 화재, 이상기후 등 자동차 '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현대자동차·기아가 '열'을 다스릴 수 있는 혁신 기술을 소개했다. 더울 때는 실내온도를 최대 10℃ 낮추고, 겨울엔 난방 공조 에너지를 17%까지 낮추면서 빠른 온기 전달로 쾌적함을 극대화했다.

    22일 현대자동차·기아는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테크 데이(Heat Tech Day)'를 개최해 첨단 열관리 기술 3가지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세 가지 기술은 ▲차량 유리에 부착하면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 ▲탑승객 주위의 발열체를 통해 체감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 ▲세계 최초로 48V(볼트) 시스템을 적용해 유리 내부의 금속 코팅에서 빠르게 열을 내뿜어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다.

    폭염 경보의 기준인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폭염일이 최근 10년 동안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이상기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이런 이상기후에 대응해 창에 붙이면 실내 온도 최대 10℃ 이상 낮춰주는 '나노 쿨링 필름' 소개했다.

    지난해 7월 공개된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만 하는 기존 틴팅 필름과는 달리, 외부 열 차단과 내부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기능까지 추가로 갖췄다. 

    태양 에너지의 근적외선대 파장을 반사하는 두 개 층과 내부의 중적외선대 파장을 외부로 내보내는 한 개 층을 포함, 총 세 개 층으로 구성된다. 차량 유리에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여름철 실내 온도를 최대 10℃ 이상 낮출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차·기아는 기존 대비 향상된 성능과 품질을 바탕으로 제작된 대면적의 나노 쿨링 필름을 현대차 아이오닉 6 차량에 적용해 공개했다. 

    이날 전시에서 나노 쿨링 필름 시공 차량의 센터 콘솔 부근 실내 온도는 36.0℃를, 그렇지 않은 차량은 48.5℃를 기록하는 등 두 차량의 차이는 최대 12.5℃를 기록했다.

    기술을 개발한 이민재 현대차·기아 에너지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낮 동안 평가를 진행해 본 결과 나노 쿨링 필름이 장착된 차량의 실내 온도는 일반 글라스 차량에 비해서 최대 7.69도까지도 하락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실내 온도도 부위에 따라 최대 22도, 머리온도는 최대 12.3도까지 하락했다"고 전했다.
  • ▲ ⓒ현대자동차·기아
    ▲ ⓒ현대자동차·기아
    현대차·기아가 두 번째로 소개한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로 한국 전통 온돌에서 착안했다.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실내 난방을 위해 소요되는 에너지 사용량 저감을 통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기술은 고온 필름형 발열체와 화상 방지 시스템이다. 110℃까지 열을 발생시키는 필름형 발열체가 각 모듈 안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감싸고 있는 직물 소재가 인체에 따뜻한 온도로 열을 조절해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이날 현대차·기아는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고 기아 EV9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운전석에는 스티어링 컬럼 아래쪽과 도어, 센터 콘솔 등 5곳, 동승석에는 도어, 센터 콘솔, 글로브박스 아래쪽 등 4곳 등 총 9개에 달하는 위치에 복사열 난방 발열체를 적용했다. 

    실제로 탑승해보니 온돌방 같은 아늑하고 따뜻한 기온이 몸을 감쌌다. 복사열 난방 발열체가 적용된 패브릭에 손을 가져다 대면 엄청 뜨겁지는 않았지만 따스한 정도도 아닌 수준이었다. 현재가 여름임을 감안하면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된다.

    오만주 현대차·기아 통합열관리리서치랩 연구위원은 "겨울철의 추위를 가장 빠르게 없앨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복사 난방"이라며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통해 빠르면서도 건조하지 않은 난방이 가능해질 것이므로 고객들이 겨울에도 차를 타는 데 거리낌이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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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기아
    이날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48V 시스템을 적용한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기술을 소개했다.

    기존 텅스텐 열선 유리는 열선이 보이고, 빛에 의한 산란에 주행 중 방해를 일으킨다. 반면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주행 중 방해를 일으키는 요소가 없다. 차량 전면의 접합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의 금속 코팅을 삽입해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48V의 고전압 시스템을 통해 영하 18도에서도 서리를 5분 내에 빠르게 완전히 제거해 깨끗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더운 날씨에는 삽입된 금속 코팅이 외부에서 오는 태양 에너지를 최소 60% 차단할 수 있어 차량의 에너지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

    현대차·기아는 이 기술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 혹한 지역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 관련 기술을 국내외 주요 시장에 특허 출원했으며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정기헌 현대차·기아 MLV외장설계1팀 파트장은 "금속 코팅 발열 유리가 적용되면 단순히 고객의 편의와 쾌적성이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주행 안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는 서리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48V 시스템과의 만남으로 기술의 효용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 열에너지통합개발실 정영호 상무는 "오늘 공개한 기술 세 가지는 다른 어떤 기술보다 고객에게 가장 가까이 와닿는 기술"이라며 "고객들이 모빌리티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을 떠올리면서 가장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