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외면 논란에 기존 주택 처분 조건 등 추가'대출 실수요자 전담 심사팀' 운영… 자율규제 강화"면밀한 심사로 선의의 고객 피해 최소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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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한 가계대출 제한 조치로 실수요자 피해 논란이 일자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내어주기로 하는 등 예외를 두기로 방침을 틀었다.은행들은 1주택자에겐 예외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어주지 않겠다고 했으나 ‘갈아타기’ 실수요자들의 대출까지 막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종전의 입장을 며칠 만에 번복한 것이다.‘가계대출 급등을 막으면서도 실수요자는 알아서 배려하라’는 금융당국의 갈팡질팡 태도에 은행들도 오락가락하고 있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오전 은행연합회에서 전국 18개 은행장들을 모아 이같은 내용의 은행권 가계대출 자율규제를 논의했다.이 원장은 이날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 대신 은행의 자율적인 제한조치를 강조했다. 당국의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은행의 자율 원칙을 강조한 금융위원회와 발을 맞추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국민·신한·우리은행 대출규제에 ‘실수요자 예외’ 두기로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1주택 주담대 실행시 기존 주택을 당일 매도하는 조건으로 ‘예외’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이날부터 주택을 새로 구입하는 목적의 주담대를 무주택 세대에만 허용한다. 기존 1주택자의 주택처분 조건부 주담대도 받지 않는다. 보유주택 매도계약서와 구입주택 매수계약서를 제출해야 한다.이날부터 원칙적으로 신용대출도 최대 연 소득까지만 내주지만, 본인 결혼이나 직계가족 사망, 자녀 출산 등의 경우 연 소득의 150%(최대 1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지난 3일부터 시행된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1억원' 규제에도 임차보증금 반환목적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억원을 초과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국민은행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가계대출 규제 예외에 해당하는 실수요자 조건을 소개했다.지난 9일부터 1주택 소유 세대의 서울 등 수도권 신규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막았지만, 기존 집을 처분하고 새집을 사는 경우나 대출 실행일 기준 6개월 이내 결혼 예정자가 주택을 사는 경우 등은 대출이 가능하다.대출 당일 매도·매수가 이뤄져야 하는 신한은행 예외 조건과 달리 '처분 조건부' 주택담보대출의 허용 범위가 넓다.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도 최대 1억원으로 묶였지만,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빌리는 경우 연간 1억원을 넘을 수 있도록 했다.앞서 8일 우리은행 역시 보도자료를 내고 결혼, 직장·학교 수도권 이전 등의 가계대출 취급 제한 예외 조건을 안내했다.국민·신한·우리은행은 공통적으로 대출 실수요자 피해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실수요자 심사 전담 조직'도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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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장들 “갭투자 등 투기수요 여신심사 강화”은행장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상황과 리스크 수준 등에 따라 관리수준을 조절하는 등 자율적 노력을 해나가겠다”면서 “7~8월 중 예상치 못한 가계대출 수요 급증으로 가계대출 속도조절이 어려웠던 일부 시중은행은 자체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해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한편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다주택자 등 투기수요로 보이는 대출에 대해 여신심사를 강화할 예정이다.또 이미 가계대출 경영계획을 초과해 관리가 시급한 일부 은행은 다른 은행들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은행장들은 이날 “갭투자에 활용될 수 있는 전세자금대출, 유주택자가 당장의 실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을 추가 구입하기 위한 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실수요자 전담 심사팀을 운영해 충분한 상담과 심사를 통해 선의의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면서 “경영계획 내 대출여력 범위 내에서 실수요자 중심 자금공급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지방은행장들은 “시중은행의 관리에 따른 풍선효과 여부를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며 “수도권과 달리 지방 부동산경기는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해 지역 내 실수요자 위주로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인터넷은행장들은 “연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고 있으면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지원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은행들은 실수요와 투기수요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심사기준은 은행별로 상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다만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실수요 구분 관련 심사사례를 발굴‧공유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은행장들은 “창구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 교육과 대고객 사전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매월 대출 신청물량, 상환 예측물량 등을 추정해 연말까지 안정적으로 신규자금을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복현 원장도 “특정 차주군에 대해 모든 은행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보다는 은행별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