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한진, 미국 위주로 거점 구축 방산업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호재 기대LS전선·대한전선, 슈퍼사이클에 호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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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이해 택배·방산·전선업계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각 업체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시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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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 해외 이커머스로 글로벌 진출 본격화3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한진 등 택배 업체들은 미국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CJ대한통운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게인스빌에 콜드체인 기능을 갖춘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2만4904㎡(약 7500평) 규모로 조성된 이 센터는 제품별 보관온도에 맞춰 다양하게 온도관리를 할 수 있는 복합물류센터다.그 외에도 북미 물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3분기 운영을 목표로 캔자스주 뉴센추리에 2만7000㎡(약 8168평) 규모의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게다가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엘우드 지역에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함께 2026년 상반기 운영을 목표로 민관합작 물류센터를 설립 중이다.CJ대한통운 측은 “고부가가치 영역인 콜드체인 물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북미 지역에서 종합물류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한진은 글로벌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천공항GDC(Global Distribution Center)의 설비 확장을 단행했다. 기존에는 시간당 약 5000건, 월 최대 110만건의 처리가 가능했지만 이번 확장으로 월 최대 220만건까지 가능해졌다.특히 조현민 사장은 인천공항GDC를 활용해 글로벌 물류를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나타냈다.조 사장은 이달 10일 열린 ‘한진 언박싱데이 2024’ 주제 발표에서 글로벌 거점을 22개국 42곳으로 확대했으며, 인천공항GDC를 통해 해외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아울러 한진은 올해 미국 LA 풀필먼트 센터에 투자를 확대했으며, 멕시코 법인을 설립하면서 진출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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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 ‘K-방산’ 경쟁력 앞세워 수출신화 계속 쓴다올해 경쟁력을 입증한 K-방산은 내년에도 중동, 유럽 중심으로 수주 신화를 써나간다는 목표다.특히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점은 방산 업체들에 긍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로 인해 유럽 등에서 군사비 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KAI(한국항공우주)는 최근 ‘수출마케팅부문’을 신설하면서 수출 조직을 재정비했다. 또한 내년을 수리온 300대 수출 계획 달성 시점으로 재설정했다.KAI는 지난 24일 이라크와 수리온 2대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현대로템은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이행계약 성사를 앞두고 있다. K2 전차 폴란드 수출 성과를 이끈 이정엽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디펜스솔루션사업 본부장에 선임하면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올해 5월 루마니아에서 K2 전차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으로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약 67조원의 수주 잔고로 6년치 일감을 쌓은 상태다. 자주포 K9을 비롯해 보병전투차량 K21, 다연장로켓 천무, 지대공미사일 천궁 등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와 천무 수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LIG넥스원은 이달 말레이시아 지사를 개소했다. 미국, UAE 등에 이어 여섯 번째 해외 지사로 동남아 시장 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올해 유도로켓 비궁이 미국 국방부 최종성능평가(FCT)를 통과하면서 미국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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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사이클’ 호재 맞은 전선업계 “북미 중심으로 시장 선점”LS전선,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 업체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슈퍼사이클로 호황을 맞았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내년에도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우선 LS전선은 올해 7월, 1조원을 투자해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이 공장은 동부 버지니아주(州) 체사피크시(市)에 위치하며, 39만6700㎡(약 12만평) 부지에 연면적 7만㎡(약 2만평)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착공해 2027년 준공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규모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도 갖추게 된다.LS전선 관계자는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이를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대한전선은 올해 미국에서만 총 7200억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전선이 북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며, 이전 최고 기록인 2022년 연간 수주액 4000억원을 크게 상화하는 규모다.대한전선 관계자는 “미국의 전력망 수요 확대 대비 현지 생산 업체를 통한 케이블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면서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향후 변수로 꼽히지만 업계에서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올해 9월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트럼프 당선 후에도 미국에서 진행 중인 투자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