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포비아로 여행 심리 위축 불가피… "항공 안전 불신감 우려"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세월호 참사 아웃바운드 감소 면세점업계 제주항공 참사 미칠 영향 예의주시
  • ▲ 전남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 현장ⓒ연합뉴스
    ▲ 전남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 현장ⓒ연합뉴스
    전남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로 관광에 의존하고 있는 면세점업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행사에 취소 문의가 빗발치는 등 국내외 여행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이미 단체관광감소·고환율·탄핵정국으로 위기에 직면한 면세업계가 겨울 방학 시즌과 설 연휴가 껴있는 연말 특수를 내심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비쳐진다. 

    31일 면세점업계는 제주항공 참사가 미칠 영향을 놓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도 워낙 민감하게 이번 참사를 다루고 있어 사고 여파로 향후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뿐 아니라 ‘인바운드(외국인 국내여행)’ 수요까지 급격히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해외에 나가야 이용할 수 있는 특수한 채널로서 이번 사고로 인해 항공 취소가 이어지면 항공, 여행, 면세업계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도 “항공기 사고는 여파가 큰 만큼 항공 안전에 대한 불신감이 커져 여행 계획을 취소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말연시는 여행수요가 증가해 여행·면세점·항공사들의 대표적인 성수기로 통한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4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한국을 찾았고, 국민 242만명이 해외 관광을 떠났다. 올해 1월에는 88만명 외국인이 방한, 출국한 내국인 관광객은 277만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올해는 연말연시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면세점업계는 이번 참사로 또 다른 복병을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상반기에 발생한 동남아 정세불안,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세월호 참사 등 여러 사건이 내국인의 해외관광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말레이시아항공(MH370편)이 239명을 태우고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이륙한 후 40분 만에 민간 관제레이더에서 사라진 사건이 있던 2014년 3월 국민 해외관광객수(115만여명)는 직전달 2월(131만여명)과 비교하면 약 12%(16만여명) 감소했다. 항공기 사고가 여행 불안 심리에 영향을 준 것이다.   
  • ▲ 한 시내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롯데면세점
    ▲ 한 시내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롯데면세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제주항공 항공권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항공의 국내선·국제선 항공권 취소 건수가 사건 이후 30일 오후 1시까지 약 6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면세점과 함께 연말 특수를 노렸던 항공업계와 여행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마지막 모객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시점이었는데, 사고 이후 취소 문의가 평소 대비 많이 증가했고, 취소건수도 일평균 보다 15% 더 늘었다”면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여행 심리 위축이 걱정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인바운드는 이미 비상계엄 사태로 영향이 있었는데 이번 비행기 추락사고까지 겹치면서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