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조달금리 하락 효과 쏠쏠·경기 회복 효과는 '덤'보험사 자본비율 하락 불가피… 선제적 킥스 관리 힘쓴 보람 있을까저축銀 '금리 인하-건전성 개선' 사이클 재현 기대감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제2금융권의 숨통이 트였다.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다.

    높은 조달금리에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 차환을 이어가던 카드업계가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다. 저축은행업계도 장기적으로 건전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보험업계는 시장의 예상대로 자본비율 하락 압력이 불가피하다.
  • ▲ 국내 7개 카드사 조달구조.ⓒ한국신용평가
    ▲ 국내 7개 카드사 조달구조.ⓒ한국신용평가
    ◇조달금리에 발목 잡혔던 카드사… 금리 인하로 날개 달까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가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카드사가 이번 인하 조치의 최대 수혜처로 떠오른다.

    11일 국내 7개 전업카드사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카드사의 조달구조는 회사채 68%, 기업어음 14%, ABS(자산유동화증권) 15% 등으로 구성된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운영자금을 시장 조달에 의존하고 있어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 발행 금리가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신용평가는 "금리하락으로 조달비용 상승 부담이 완화돼 카드사의 영업자산 성장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크게 불어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과 실질연체율 관리 등 건전성 관리는 필수다.

    ◇캐피탈업계도 이자부담 경감 효과 기대감 

    캐피탈사 역시 높은 조달금리가 지속돼 고전을 이어왔다. 특히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탈사는 조달 만기구조가 단기화 돼 있어 금리 상승 국면마다 수익성 저하가 거듭 나타났다.

    카드사 대비 캐피탈사 채권의 조달만기가 짧아 조달비용 하락 효과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주요 캐피탈사의 단기조달 비중은 신용등급 'AA'급의 경우 6월말 59.1%, 'A'급은 40.4%로 2021년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분이 조달금리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자비용 부담 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된다.
  • ▲ ⓒ저축은행중앙회
    ▲ ⓒ저축은행중앙회
    ◇중장기 건전성 개선·예대마진 확대 가능성… 저축銀 궂은 날 끝나나 

    저축은행은 전통적으로 '금리인하=건전성 개선' 사이클을 따르는 업권이다. 실제로 2012년 7월 기준금리 인하 당시 1년 6개월의 시차를 두고 건전성 개선을 보였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스) 부실채권 재구조화로 몸살을 앓고 있던 차에 금리 인하는 반가운 소식이다.

    금융계에서는 금리 변동이 저축은행업권 건전성 지표에 반영되는 시점을 1년에서 1년 6개월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번 '베이비컷'으로 자산 건전성 개선이 나타나는 시점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로 점쳐진다.

    저축은행은 은행 대비 건전성이 수익성에 미치는 비중(28%)이 크다.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32%)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수신 금리가 기준 금리 민감도가 높은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저축은행 예금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상관계수는 0.93으로 매우 높다. 금리가 하락하면 예금 금리도 곧장 하락해 예대금리차가 확대된다는 의미다.

    ◇보험사 자본비율 하락 불가피… 생보사 더 큰 타격 올 듯

    제2금융권 전반이 웃음 짓고 있는 가운데 유독 보험업권에는 그늘이 드리웠다. 금리 인하는 대표적인 보험사의 자본비율 하락 요인인 탓이다.

    보험부채 시가평가에서 활용하는 할인율은 2027년까지 단계적 인하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과조치 적용 전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일제히 하락세다.

    6월말 기준 업계 평균을 보면 생명보험업계가 191.7%, 손해보험업계는 211.3%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7.0%p, 7.4%p 악화했다. 상반기 시장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점진적 현실화의 영향이다.

    특히 보험부채의 금리민감도가 높은 생보사의 자본비율 하락 폭이 컸다.

    이런 와중에 기준 금리 인하가 겹쳐 자본비율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보험사의 또 다른 먹거리인 투자 수익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채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 운용자산 특성상 운용자산이익률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 국채 금리와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 추이를 보면 국채 10년물 금리가 1.8%p 하락하면 보험사 운용자산이익률은 생보사의 경우 1.5%p, 손보사는 0.6%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내 기준 금리 인하를 예상해 자본성증권 발행 등 선제적 자본 확충 조치를 적극적으로 해놨고 투자 자산 다각화에 나선 보험사들도 있다"며 "킥스 비율도 대부분 감독 기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맞춰놓은터라 금리 추이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