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MZ세대 성지 도쿄 하루주쿠에 첫 신라면 팝업스토어 오픈'신라면 월드' 테마 각광 받으며 일 최대 1800명 방문객 몰려"1만3000명 방문객 예상… 1020 젊은층 열기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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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한류가 진화하고 있다. 그간 일본은 K-컬처 콘텐츠를 한국을 이해해가는 문화수용 수준으로만 받아들여왔지만, 이제는 한류를 일본 사회 속의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는 문화융합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불과 한 해 앞둔 현재,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K-컬처는 어떤 모습으로 일본 국민들의 삶에 스며들었을까. 이에 뉴데일리는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인 도쿄를 직접 살펴봤다. [편집자주]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신라면 팝업스토어 체험을 위해 3시간을 기다렸습니다. 특히 뽑기 코너가 가장 재미있었는데, 신라면 블랙과 당근 별첨스프 조합을 제공받아 집에서 바로 요리해먹어볼 계획입니다." (일본인 나쯔미(28) 씨)10일 오후 5시경 찾은 일본 도쿄 하라주쿠. 이곳은 시부야와 함께 일명 'MZ세대 성지'로 불리는 핫플레이스다. 메인 거리에 들어서면 온통 붉은 빛으로 꾸며진 건물 한 채가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골목 초입부터 붉은 건물 앞까지 빼곡하게 늘어선 인파가 궁금증을 자아낸다.대문에 큼지막하게 쓰인 '매울 신(辛)' 자는 바로 농심 신라면을 연상케 한다. 이곳이 바로 지난 5일 오픈한 농심의 일본 신라면 팝업스토어다. 농심은 ‘매운건 즐겁다! 신라면 월드’를 테마로 10월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팝업을 운영한다. 농심의 일본 내 신라면 팝업은 이번이 처음이다.이곳에서 만난 농심재팬 마케팅부 정영일 부장은 "일본에서 신라면 브랜드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며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하면서 신라면의 주요 타깃층인 MZ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핫하면서 첨단 트렌드가 생성·집결되는 하라주쿠에 팝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
팝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간판이다. '농심', '라면', '신', '대한민국', '쫄깃', 'HOT', 'SPICY' 등이 나열된 빨간빛 간판. 일본 모델들이 신라면을 먹고 있는 장면이 함께 새겨졌다. 일본 정통 구옥 건물에 걸린 이 간판은 굉장히 '힙한' 느낌을 준다.
농심재팬 시노자키 사나 매니저는 "간판에 한국어를 많이 사용했고, K푸드의 일본 내 '힙'한 이미지를 간판 안에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본격 신라면 월드로 입장하기 위해 붉은빛 커튼을 열고 안으로 향했다. 레드카펫 양옆으로 신라면과 농심의 역사가 펼쳐진다.현재 농심은 전세계 100개국 이상에 신라면을 수출 중으로, 396억개 이상 신라면 브랜드 제품을 판매했다. 팝업 내에는 이같은 정보를 담은 그래픽과 신라면의 주요 재료들, 글로벌 신라면 제품 등이 전시돼있다. -
팝업 입장과 함께 제공된 퀴즈 답안지에 신라면 관련 정보를 기입해 제출하면 신라면 관련 제품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첫 공간에는 이밖에 대형 신라면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됐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삼삼오오 조형물 앞에 몰려 사진을 찍은 후 SNS에 게재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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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자유로운 신라면'을 콘셉트 한 공간이다. 코리안 팬케이크, 김치 핫팟, 마시멜로우 신라면 등 신라면을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들이 벽면 가득 소개됐다.정 부장은 "일본인들은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은 편인데, 치즈나 달걀 등을 통해 신라면에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레시피를 제안했다"며 "다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매운맛의 라면을 놀이 요소로 즐기며 소비하고, 이같은 문화가 SNS에서 확산하며 신라면에 대한 호감도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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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DIY'가 가능한 ‘나만의 신라면’ 존이다. 입구에서는 뽑기를 통해 별첨 스프 15종 중 하나와 라면 제품이 적힌 종이를 제공받을 수 있다.별첨 스프는 양배추, 대파, 파래, 미역, 부추, 고춧가루, 유자 등 다양하다. 옥수수 등 기존 신라면 제품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재료도 다수다. 스프 재료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적어 편의성을 더했다. 방문객들은 유심히 재료 하나하나를 살피고, 라면과의 조합이 기대되는 스프를 선택하고 있었다.농심재팬 마케팅부 미우라 요시타카 매니저는 "가장 인기 있는 체험공간이 바로 DIY신라면 존"이라며 "다양하고 새로운 별첨 후레이크 중 취향에 맞는 4종을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지금까지 없었던 체험이라며 방문객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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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에서도 팝업 콘텐츠가 이어지고 있었다. 신라면 푸드트럭에서 신라면 브랜드 6종 메뉴를 일자별로 선보여 방문객들이 다양한 신라면을 직접 시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은 일본 한정으로 판매되는 '신라면 김치'와 오리지널 '신라면' 시식기회가 주어졌다.방문객들은 트럭 옆으로 길게 줄 지어 신라면 시식을 진행 중이었다. 방문객 미나미(28) 씨는 "원래도 신라면 팬인데, 신라면 김치 제품은 이곳에서 처음 먹어본다"며 "오리지널보다 맵지 않아 맛있다"고 평했다.농심에 따르면 이번 팝업은 '세련되고 눈에 띈다', '재미있고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는 등의 호평을 받으며 12일 기준 1854명 최대 방문객을 달성했다. 13일에도 1798명이 방문하는 등 9일간 1만1328명의 발길을 모으며 당초 목표 1만1000명을 초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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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측은 팝업 종료일인 14일까지 최종 1만3000명 이상 방문객이 모일 것으로 예상 중이다. 당초 목표 대비 118% 높은 수치다. 여성 비율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30대 여성이 전체 내점객의 80%를 차지했다.역대급 방문객을 모은 이번 팝업은 일본 현지 언론에게도 큰 관심을 샀다. 방송, 신문사 등을 통틀어 총 256개 매체에 팝업 이슈가 보도됐다.농심은 '매운건 즐겁다'는 기치 아래 정서적 가치에 집중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팝업 이외에도 '삿포로 눈축제' 참여, '신라면 윈터 에디션 패키지 출시' 등으로 현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늘려갈 예정이다.농심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 100억엔을 돌파한 현지 신(辛) 브랜드 매출을 오는 2026년까지 200억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