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막았더니 이번엔 집단대출… 올라간 은행 금리에 2금융 몰리는 대출난민1만2000세대 둔촌주공 3조 대출수요 어디로금융당국, 23일 2금융권 관계자 또 소집 '가계부채 점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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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선효과를 넘어 전방위 두더지 게임 양상이다"(시중은행 관계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조이기를 갈수록 강화하면서 '대출 난민'이 제2금융으로 옮아가자 금융당국이 풍선효과 차단에 적극 나섰다. 이런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집단대출 수요가 폭증 조짐을 보이며 긴장감을 더한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올해 상반기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9조원으로 2020년(2조6000억원) 대비 430% 급증했다.

    은행권과 비교할 때 상호금융의 집단대출 증가세는 가파르다. 같은 기간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씨티은행 및 iM뱅크)의 집단대출 잔액은 148조4000억원에서 167조9000억원으로 19.8% 증가했다.

    집단대출은 재건축·재개발·분양에서 조합원과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해 이뤄지는 대출이다. 중도금·잔금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기존 집단대출 시장은 대출금리가 낮은 은행이 쥐고 있었다. 최근 은행들이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서며 2금융권이 금리 면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띠기 시작했다. 은행 대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요건도 유리하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 서울 강동농협이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잔금대출기관에 선정됐다. 서울·수도권 대단지 아파트 잔금대출기관에 2금융 기관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달 1만2000세대가 입주하는 둔촌주공의 대출 수요는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농협중앙회 대출 잔액이 추가로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기준 지역농협 대출잔액은 350조4700억원으로 2021년(312조원) 대비 38조5000억원 늘었다. 이 중 96%가 부동산 대출 증가분이다.

    이에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에 강동농협 건전성 관리 감독을 특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오는 23일 2금융권 관계자를 소집해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연다. 지난 15일에 이어 8일 만이다. 농협중앙회와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상호금융의 집단대출 관리 감독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새마을금고의 집단대출 잔액도 증가세가 포착되면서다.

    2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더불어 각 금융사에서도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영업을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은행 금리가 높아져 대출 수요자가 상대적으로 금리 메리트를 느껴 대출신청하는 건들에 대해서는 신중히 심사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