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 신용리스크 측정요소 개선 사전검토' 외부 컨설팅내년 기업대출 경쟁 불가피… 자영업 경기침체 속 신용평가 고도화농협은행, 상반기 개인사업자 NPL비율 9pb↑… 5대은행 중 최대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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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부진한 내수경기에 자영업 연체율이 치솟자 NH농협은행이 신용평가모형 재점검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내년에도 기업대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교한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건전성과 영업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소매 신용리스크 측정요소 개선 사전검토를 위한 외부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이번 컨설팅은 외부의 시선을 통해 자체 신용평가모형의 개선 여지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평가모형에 대해 개선요소가 있는지 외부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컨설팅을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아직까지 특별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사전에 개선될 부분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이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내년 치열한 기업대출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의 경우 내년에는 매월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 아래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은행권이 연초 가계대출 관리를 느슨하게 하다가 공급 목표액이 차오르면 급격하게 창구를 막아 ‘대출절벽’ 사태를 촉발했다고 보고 내년에는 연중 지속 관리를 유도할 계획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가계대출 대신 개인사업자(자영업)를 포함한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신용평가모형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70%로 지난 2014년 8월 0.79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가 있었던 2017~2019년에도 개인사업대출 연체율이 0.4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농협은행 자체적으로도 개인사업자대출 부실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개인사업자대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협은행의 상반기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NPL비율은 0.38%로 지난해 말(0.24%)보다 9bp(1bp=0.01%포인트)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7bp 올랐고 신한‧하나‧우리은행은 2~3bp 높아졌다.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상반기 말 기준 약 1804억원으로 국민은행(3504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국민은행은 개인사업자대출 규모 자체가 농협은행보다 35조원가량 크다.

    개인사업자대출 규모가 농협은행과 비슷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각각 1372억원, 904억원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