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스타필드 정조준 “복합몰 7조 투자”“스타필드 수원 객단가 5만원 수준”… 수원 경쟁 우위 자신신세계그룹 화성테마파크 사업에 의문 던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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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빌라스 수원’의 MD 고급화 과정에서 뺀 250여개 매장이 ‘스타필드 수원’으로 이동한 것이 (경쟁 측면에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의 말이다. 정 대표의 말이 독해졌다. 직접 경쟁사를 거론하는 것은 물론 경쟁사의 점포 매출을 공개하거나 단점을 직접 거론하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기존에도 담백하던 정 대표의 화법을 고려해도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 출신으로 롯데백화점에 영입된 인사이기도 하다.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비전2030’에 신세계그룹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롯데백화점의 공격적 경영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까지 나온다.정 대표는 지난 23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타임빌라스 그랜드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4일 ‘타임빌라스 수원’의 그랜드 오픈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의 중장기 전략을 쇼핑몰에 집중,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국내 총 13개의 ‘타임빌라스’를 오픈하겠다는 포부도 담겼다.롯데백화점이 쇼핑몰 사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경쟁자는 다름 아닌 신세계그룹의 복합몰 브랜드 ‘스타필드’다. 이 때문인지 실제 정 대표는 행사 내내 ‘스타필드’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임빌라스’의 독창적 디자인 설계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하는 과정에 대조군으로 ‘스타필드’ 사진을 걸었을 정도.특히 ‘타임빌라스’ 쇼핑몰 브랜드의 선봉에 서는 ‘타임빌라스 수원’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타임빌라스 수원’은 기존 ‘롯데몰 수원점’의 입점 브랜드 70%를 교체하는 전례 없는 대규모 리뉴얼을 거친 점포다. 지난 5월 프리오픈에 이어 24일 그랜드 오픈을 진행했다.정 대표는 “스타필드를 백화점이 운영한다고 했다면 타임빌라스 수원(롯데몰 수원점)의 리뉴얼에 큰 위협이 됐을 것”이라며 “백화점의 MD, 서비스 역량과 프리미엄, 디테일한 관리는 백화점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스타필드 수원’에 많은 고객이 방문 중이지만 객단가가 5만원 수준으로 백화점을 뺀 ‘타임빌라스 수원’의 객단가는 12만원”이라며 “특히 10월 들어서 VIP 고객 매출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유통업계에서 경쟁사 브랜드를 직접 언급하거나 점포 매출에 대해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정 대표는 또 “‘스타필드 수원’의 단점은 백화점과 쇼핑몰이 달라 고객과 공간이 모두 분리된다는 것”이라며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 바닥재가 쇼핑몰까지 이어지면서 백화점과 쇼핑몰이 구분되지 않는 컨버전스 모델로 경계가 없는 쇼핑공간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그는 신세계그룹이 총력을 기울이는 숙원 사업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정 대표는 수원 상권을 설명하며 “경쟁사가 화성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사업은 재무역량이 중요한데 (경쟁사가) 100만평을 개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다”고 꼬집었다.주목할 점은 정 대표가 1987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한 이후 20년 이상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했던 신세계 인사라는 점이다. 그는 해외패션 본부장, 조선호텔 면세사업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 롯데백화점의 패션계열사 롯데GFR 대표로 영입됐다. 이후 지난 2021년 롯데백화점 대표 부사장으로 발탁된 이후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백화점 역사상 첫 외부 영입 CEO였다.실제 이번 행사로 정 대표는 친정의 주력 사업인 백화점 사업과 경쟁을 이어가는 동시에 대형 쇼핑몰에 있어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정 대표는 행사 이후 신세계그룹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롯데에 온지 6년이 넘었다. 경쟁사가 잘 하는 것은 배우고, 잘 못하는 것은 더 잘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